인공지능과 내과 의사의 미래

Artificial Intelligence and the Future of Internal Medicine Physici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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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2017;92(3):235-238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7 June 1
doi : https://doi.org/10.3904/kjm.2017.92.3.235
1Health IT Research Center, Gachon University Gil Hospital, Incheon, Korea
2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Gacho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Incheon, Korea
박동균1,2
1가천대 길병원 헬스IT 연구센터
2가천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Correspondence to Dong-Kyun Park, M.D., Ph.D.  Departments of Internal Medicine, Gachon University Gil Hospital, 21 Namdong-daero 774beon-gil, Namdong-gu, Incheon 21565, Korea  Tel: +82-32-460-8097, Fax: +82-32-460-8098, E-mail: pdk66@gilhospital.com

Trans Abstract

Artificial intelligence (AI) is now very closely related to the work of internal medicine physicians. Internal medicine physicians must actively cope with and study the weak AI that affects them. Active use of weak AI can result in a reduced frequency of medical accidents and improved work efficiency. However, the form of medical consultation designed to treat patients based on behavior and guidelines of simply looking for symptoms and prescribing medications will ultimately disappear. As the age of self-care has begun, directors of local internal medicine clinics may expand their business to include AI-based chronic diseases and healthcare service companies to treat chronic diseases.

서 론

최근 인공지능에 관한 글, 방송, 책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에서 2016년 9월 IBM의 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하고 나서부터 한국 의료계는 인공지능 열풍에 휩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인공지능과 내과 의사인 나와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인공지능은 1940년대에 태어나서 황금기를 거쳤으나 시스템 성능, 알고리즘 기반의 전문가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하여 두 번의 암흑기를 거쳤다. 인공지능은 최근 다시 부각되어 황금기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인공지능의 지난 역사처럼 다시 암흑기를 맞이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각종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과 의사의 대부분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어 5년 내에 월급이 반으로 줄고, 10년 후에는 실업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년에 레지던트를 지원해야 하는데 인공지능의 영향을 적게 받는 외과계로 지원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럼 지금 당장 나는 무엇을 해야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답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본고에서는 인공지능이 현재 내과 의사가 하는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자 한다.

본 론

인공지능이 내과 의사의 진료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보면, 첫째는 지금 현재 적용되고 있는 약한 인공지능(weak 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조금 더 강화되어 적용되는 것이고, 둘째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강한 인공지능(human level machine intelligence)이 적용되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 것인가에 대한 관점도 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목표가 환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최상의 질로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재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미래의 의료 서비스는 근거기반의 강력한 통제를 목표로 제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존 인공지능 기능의 강화 – 환자권리 관점

지금 대부분의 내과 의사는 전자의무기록(electrical medical record, EMR)을 사용하고 있다. 각 질환마다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근거하고 기억에 의존하여, 진단 검사를 하고 약을 처방한다. 일부 병원에서는 전문가 시스템에 다양한 알고리즘이 내장되어 환자들이 검사 주기를 잊어버리거나 검사 항목이 누락되는 것을 막아 병원 수익을 증대시키고 의료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지금 몇몇 대형병원은 환자에게 개인의무기록(personal health record, PHR)을 제공하여 검사 결과의 일부를 의료진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사들의 EMR에 적용되었던 다양한 전문가 시스템은 환자의 PHR에 적용될 것이다. 환자는 내과 의사의 실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실수의 대가를 당연히 요구하게 될 것이다.

전염병과 급성 질환이 대부분이었던 시기의 내과 의사는 환자에게 지시하고 명령하는 관계였다. 만성 질환이 급증하면서 내과 의사는 환자와 같이 치료하는 동반자적인 관계로 변모하였다. 인공지능 시대의 내과 의사는 인공지능 주치의와 함께 서로 보완해 가면서 환자를 치료하는 관계로 바뀌어 갈 것이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내과 의사라는 직업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환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여 내과 의사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기존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 – 통제적 관점

지금 대부분의 내과 의사는 삭감을 당하고 있다. 잘못된 처방을 해서 삭감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환자에게 더 좋은 검사와 약을 제공하려다가 보험공단의 기준에 맞아 않아 삭감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 인공지능은 기준에 맞지 않는 처방을 찾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통제적 관점의 인공지능이 더욱 적용된다면 근본적으로 기준에 맞지 않은 처방이 불가능해지거나, 그 기준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배상을 자동적으로 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

이런 인공지능 시대에서 내과 의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지정하는 대로 처방과 치료를 하고 제도적 보호를 받는 것이다. 이 선택을 하였을 때, 초기에는 큰 변화와 타격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 내과 의사들은 급여도 줄고 실업자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내과 의사로서의 능력도 감소되어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다. 두 번째 선택지는 인공지능의 적정한 진단과 치료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통제적 인공지능의 의학적 안정성에 대한 연구 및 적극적인 집단적 의사를 표현하는 정치적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다.

미래 인공지능 기능의 적용 – 환자 권리 관점

미래 인공지능이 적용되었을 때, 인공지능의 역할을 환자 권리 관점에서 본다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인공지능은 전자의무기록(EMR), 유전정보, 건강 정보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하여 검사나 치료 방법에 대한 추천을 해 줄 수 있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Watson for oncology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300개 이상의 의학저널, 200개 이상의 의학교과서, 1억 5,000페이지(?)에 달하는 약과 관련된 정보 등의 의료정보 및 가이드라인을 분석하고, 실제 20,000명 이상의 환자 치료 사례를 분석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더욱이 Watson for oncology는 ‘머신러닝’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peer review된 결과 및 임상 가이드라인의 새로운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Watson for oncology는 현재, recommendation, for consideration, not recommendation으로 구분하여 결과를 제시하여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암 전문의의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경우이지만 암 전문의의 틀린 진단을 찾아내기도 한다. 2016년 7월에 일본 NHK에서는 60세 여성 환자가 IBM의 AI를 이용하여 ‘myelodysplastic syndrome'에 의한 드문 2차성 백혈병(secondary leukemia)으로 진단되었으며 이는 이전의 암 전문의가 했던 틀린 진단과 다른 진단임을 확인하였다고 하였다.

이런 인공지능의 적용은 대한민국의 내과 의사에게는 당분간은 큰 위협이 될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인도의 경우처럼 전문의가 없어 인공지능이 전문의를 대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암 전문의가 충분하여, 전문의들이 토의할 때 인공지능의 결과를 참조하는 수준으로, 인공지능을 다학제 개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은 기본 학습이 외국 병원에서 이루어져서 우리나라에서 흔한 위암, 식도암 등에 관해서는 부족함이 많다. 우리나라의 EMR과 연동하여 한국형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EMR 표준화, 한글화, 정보 공유 등의 문제가 있어, 우리나라에서 내과 의사를 대체할 정도의 인공지능의 개발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저자는 판단한다.

이런 인공지능 시대의 내과 의사는 환자 진료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환자의 신뢰를 얻고, 그에 따라 마케팅 효과가 일어나 수입 증가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한민국 병원의 EMR 데이터를 통한 딥러닝 등에 참여한다면, 인공지능 시대에서 리더십을 갖춘 내과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해서 의료영상이나 병리 소견을 자동으로 판독하는 역할을 한다. 우선 mammography의 분석시, 미세석회화 영역의 패턴을 분석한 연구는 이미 2010년부터 진행되었고[1], 이외에도 흉부 X-ray, 뇌 분야의 자기공명영상의(magnetic resonance imaging) 분석 분야가 있으며[2], 당뇨병성 망막증의 분석 및 소아의 골연령을 분석하는 논문도 최근 발간되었다[3-5]. 조직병리의 분야에서는 피부의 기저세포암[6], 비소세포성 폐암[7], 유방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1].

내과 의사 입장에서는 자동 판독을 활용한다면, 보다 빠르게 경제적으로 환자를 진단할 수 있다. 임상적 안정성이 증명된 프로그램의 경우, 법적인 정비가 완료되면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수익증가와 의료사고 예방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과 전문의로서 관심 분야에 관한 영상 및 병리 판독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향상시키는 것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지금까지는 분석이 불가능하였던 많은 자료를 분석하고 환자의 이벤트와 연관성을 찾아 조기 질환을 찾아 내거나 예후를 예측하는 것이다. Medtronic과 IBM Watson은 2016년 초 600명의 환자의 혈당 자료와 인슐린 펌프의 정보에 인지 분석 방법을 적용하였고, 적어도 3시간 전에 저혈당 가능성을 예측하여 저혈당을 예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8]. Walsh 등은 2017년 4월 머신러닝을 통한 자살시도 예측 프로그램을 보고하였으며(area under curve = 0.84, precision = 0.79, recall =0.95, Brier score = 0.14), 예측 정확도를 자살시도 720일에서 7일로 단축하였다고 보고하였다[9]. 이 분야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에 매우 큰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이고, 환자의 지속데이터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질환에서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가장 발달된 형태의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진단기준, 예후인자 등을 인공지능 스스로가 찾아낼 수도 있다. 이런 시기에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만성 질환을 자가 관리하게 될 것이고, 단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에서 약만 수개월씩 처방하는 의사의 역할은 사라질 것이다.

미래 인공지능 기능의 적용 – 통제 관점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진단 기구의 개발이나 바이오마커 개발, 신약 개발 등의 분야는 통제적 상황에서 완벽히 구조화된 데이터를 근거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10].

인공지능이 다양한 의료 정보, 유전 정보, 생활 정보를 분석하여 스스로 검사와 처방을 하고, 방사선 검사, 조직검사 등을 자동으로 판독하고 스스로 새로운 진단 방법, 치료 방법을 찾아서 제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때,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유지하는 통제적인 관점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면 대부분의 내과 의사는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제공한 결과의 의학적 안정성이나 경제적 효율성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내과 의사는 어떤 자세로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결 론

인공지능은 현재 내과 의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막연히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보거나 미래를 생각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약한 인공지능이 우리 내과 의사에게 미칠 영향에 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연구하여야 한다. 내과 의사 집단은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인공지능의 적용에 윤리적, 법적, 산업적 측면에 대한 깊은 고찰과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글의 특수성, 병원별 다양한 형식의 의료정보 시스템, 의료정보 통합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 등의 원인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한 인공지능이 빠른 시일 내에, 전격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리 스스로가 약한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의료사고 감소 및 업무효율성 증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단순히 증상을 듣고 약을 처방하는 행위와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기계적으로 환자를 보는 형식의 진료는 사라질 것이다. 내과 의사의 초심으로 돌아가 환자와 소통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연구와 진료를 균형 있게 운영한다면 인공지능 시대를 즐기고 이끄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만성 질환의 경우 자가관리 시대가 열리면서 내과 의사는 동네 내과의원 원장님에서 인공지능기반의 만성 질환 및 건강관리 서비스 회사의 CEO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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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Walsh CG, Ribeiro JD, Franklin JC. Predicting risk of suicide attempts over time through machine learning. Clin Psychol Sci 2017;Apr. 11. [Epub]. http://dx.doi.org/10.1177/216770261769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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