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의료기관에서 경험한 자발성 장벽내 혈종 14예에대한 임상적 고찰

Clinical characteristics of spontaneous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a single-center experience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Med. 2010;79(5):518-52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0 November 1
1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Kepco Medical Foundation, Hanil General Hospital, Korea
2Departments of Gastroenterology, Asan Medical Center,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3Departments of Radiology, Asan Medical Center,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고창옥1, 변정식2, 박성호3, 양동훈2, 윤순만2, 김경조2, 예병덕2, 명승재2, 양석균2, 김진호2
1한일병원 내과
2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3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Correspondence to Jeong-Sik Byeon, M.D., Department of Gastroenterology,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388-1 Pungnap 2-dong, Songpa-gu, Seoul 138-736, Korea  E-mail: jsbyeon@amc.seoul.kr
Received 2010 June 27; Revised 2010 August 24; Accepted 2010 September 29.

Abstract

목적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대부분 항응고 치료의 드문 합병증으로 발생하며, 최근 항응고제 사용 증가로 이 질환의 빈도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들은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임상적 특징과 예후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방법

2001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특징적 CT 소견으로 자발성 장벽내 혈종으로 진단 후 치료 받은 14예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결과

환자들의 연령 중앙값은 67세였고, 심방세동, 심장판막 치환술, 허혈성 뇌졸중 등의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모두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발현 증상은 복통(14명), 구역/구토(9명), 흑색변/혈변(8명) 등이었다. 내원 시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의 중앙값은 7.7 (1.6~15.1 이상)이었고, 13명(93%)에서 INR이 3.5 이상이었다. 하행결장에 발생한 1예를 제외하고 모두 소장에 발생하였는데, 공장 및 회장이 각각 7명, 4명으로 호발 부위였다. 금식 및 항응고제 중단, 신선동결혈장과 비타민 K 투여를 통한 응고장애 교정 등 보존 치료로 모두 호전되었다. 증상 호전과 응고장애 교정 후 12명에서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였고, 평균 37.4개월의 추적 기간 동안 재출혈 등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결론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주로 항응고제 과다 사용 시 발생하였고, 보존 치료로 빠르게 호전되었으며, 항응고 치료 재개 후에도 재출혈 등의 합병증은 없었다. 추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항응고 치료 재개의 안전성 및 재개 시점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Trans Abstract

Background/Aims:

Spontaneous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is a rare complication occurring most commonly in patients receiving anticoagulant therapy. The present study aimed to analyze the clinical features and prognosis of this condition.

Methods:

We retrospectively analyzed the medical records of 14 patients who were diagnosed with spontaneous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based on characteristic computed tomography findings and treated for this condition at Asan Medical Center from March 2001 to February 2009.

Results:

The median age of patients was 67 years. All patients were receiving anticoagulant therapy. The most common presenting symptoms were abdominal pain (14 patients), nausea/vomiting (9 patients), and melena/hematochezia (8 patients). The median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 was 7.7 (1.6- >15.1). The INR was above 3.5 in 13 patients (93%). Hematomas most commonly involved the jejunum (7 patients), followed by the ileum (4 patients). All patients rapidly recovered without short-term complications after medical treatment, including correction of coagulation abnormalities. Twelve patients resumed anticoagulant therapy after symptomatic resolution and correction of coagulation abnormalities, and no complications, including rebleeding, occurred during the mean 37.4 months of follow-up.

Conclusions:

Spontaneous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rapidly improved after medical treatment, and no complications occurred. It may be safe to carefully resume anticoagulant therapy in patients at high risk of thromboembolism. (Korean J Med 79:518-525, 2010)

Keywords: 혈종; ; 항응고제

서 론

장벽내 혈종은 주로 외상 후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으며, 외상의 병력이 없이 저절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1). 비외상성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항응고 치료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장기간의 경구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 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2). 최근에는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심방세동을 포함한 여러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항응고 치료의 적응증도 확대되어감에 따라 항응고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자발성 장벽내 혈종 발생 보고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3-8). 장벽내 혈종은 경도의 애매모호한 복통에서 장폐색을 동반하는 급성 복증까지 다양한 발현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급성 복증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흔하다7,8). 하지만 급성 복증의 원인으로 장벽내 혈종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으며, 영상 검사를 시행한 후에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몇몇 환자들에 대한 증례 보고들을 토대로 임상 경과를 추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항응고 치료의 재개와 재출혈을 포함한 장기 예후에 대한 자료는 더욱 부족한 실정이며, 국내에서도 몇몇 증례 보고들이 있을 뿐 다수의 환자들에 대한 증례 분석은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이에 저자들은 단일 의료기관에서 치료한 14예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임상적 특징과 예후에 대해 기술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2001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자발성 장벽내 혈종으로 진단 받고 치료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첫째, 외상의 병력이 없고, 둘째, 항응고 치료와 같은 출혈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셋째, 복통이나 혈변, 흑색변 등 위장관 출혈의 증거가 있고, 넷째, 특징적인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이 있으면 자발성 장벽내 혈종으로 진단하였다. 자발성 장벽내 혈종에 특징적인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첫째, 원주성, 대칭성 장벽 비후가 있고, 둘째, 조영 전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벽내 고음영이 관찰되거나, 혈액복막, 후복막 혈종 등 출혈의 증거가 있으면서, 셋째, 장간막 혈관의 협착 또는 폐색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 특징적이라고 정의하였다. 입퇴원 진단명 코드 및 영상의학 진단 코드를 통해 확인된 17명의 자발성 장벽내 혈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첫 진단 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의 판독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한 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전술한 진단 기준에 근거하여 모든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후향적으로 재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진단 기준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3예를 제외하였고, 임상 및 영상의학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14예가 최종적으로 연구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들의 의무 기록을 후향적으로 검토하여 성별, 연령, 동반 질환, 약물 복용력, 임상 발현 양상, 검사실 소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 치료 방법과 입원 후 경과, 항응고 치료의 재개 여부 및 시기, 퇴원 후 경과에 대해 분석하였다.

연속 변수의 측정값은 중앙값과 범위 또는 평균±표준편차로 표시하였고, 항균제 사용군과 비사용군의 비교는 Mann-Whitney U-test와 Fisher’s exact 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통계 처리는 SPSS version 12.0을 이용하여 수행하였으며 p 값이 0.05 미만인 경우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결 과

1. 환자의 일반적 특성

환자들의 연령 중앙값은 67세(46~80세)였고, 남자가 8명(57%), 여자가 6명(43%)이었다. 환자들은 심방세동(9예), 심장판막 치환술(6예), 허혈성 뇌졸중(5예) 등의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14예 모두 5개월 이상(중앙값 31개월, 5~152개월)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이 중 3예는 항혈소판제도 함께 복용하고 있었다(표 1).

Baseline clinical characteristics of 14 patients with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2. 임상 발현 양상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14예)과 구역 또는 구토(9예), 흑색변 또는 혈변(8예)이었다. 14예 모두 응급실로 내원하였고, 내원 전 증상의 지속 기간은 내원 당일을 포함하여 중앙값 3일(1~5일)이었다. 내원 시 저혈압(수축기 혈압 < 90 mmHg)은 관찰되지 않았고, 4예에서 빈맥(104~125회/분)이 관찰되었으나 발열은 없었고, 나머지 활력 징후도 안정적이었다. 신체검진 시 10예(71%)에서 복부 압통이 관찰되었고, 5예(36%)에서 복부 경직 또는 반발통이 관찰되었다(표 2).

Clinical presentation of 14 patients with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symptoms and signs

3. 검사실 소견

내원 시 INR의 중앙값은 7.7 (1.6~15.1 이상)이었고, 1예(INR 1.6)를 제외한 13예에서 INR이 3.5 이상이었다. 6예에서 빈혈(혈색소<12 g/dL)이 관찰되었으나(중앙값 10.3 g/dL, 6.4~11.7 g/dL), 심한 빈혈(혈색소 < 8 g/dL)은 1예(혈색소 6.4 g/dL)에서만 관찰되었다. 백혈구의 중앙값은 12,300/mm3 (5,900~17,600/mm3 )이었고, 11예에서 백혈구 수치가 증가해 있었다(표 3). CRP 검사를 시행한 13예 모두에서 CRP 수치가 상승(≥ 0.6 mg/dL)해 있었고, CRP의 중앙값은 5.3 mg/dL (0.6~10.8 mg/dL)이었다.

Laboratory findings in 14 patients with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4.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

모든 예에서 조영 후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였고, 14예 중 13예에서 조영 전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함께 시행하였다. 원주성, 대칭성 장벽 비후(100%)와 벽내 고음영(100%) 등의 특징적 소견들이 관찰되었으며, 모든 예에서 장벽내 혈종의 진단 기준에 합당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을 보였다(그림 1A, 1B). 과녁 징후(13예, 93%), 내강 협착(12예, 86%)과 근위부 장관 확장(7예, 50%) 등의 소견도 흔히 관찰되었다. 하행결장에 발생하였던 1예를 제외하면, 모든 예는 소장에 발생(93%)하였고, 공장(7예, 50%)과 회장(4예, 29%)에 가장 호발하였다. 장벽 비후의 최대 두께는 평균 12.1±2.0 mm(중앙값 12 mm, 9~15 mm)였고, 길이는 평균 25.7±12.2 cm(중앙값 25 cm, 10~55 cm)이었다(표 4). 추적 전산화단층촬영은 중앙값 11일(5~75일) 후에 7예에서 시행되었고, 첫 추적전산화단층촬영에서 7예 모두 처음에 관찰되던 장벽내 혈종은 거의 또는 완전히 소실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1C).

Figure 1.

Cross-sectional images of a CT scan in a 70-year-old man with atrial fibrillation who received excessive anticoagulation with warfarin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7.7). (A) Noncontrast CT scan showed homogeneous, hyperdense (55 HU), circumferential thickening of the jejunal wall (arrow), and associated perienteric infiltration with mesenteric haziness (arrowhead). (B) Contrast CT scan showed circumferential, symmetric thickening of the jejunal wall with “target” appearance and luminal narrowing (arrow). (C) Follow-up CT scan 2 months later showed resolved jejunal wall thickening (arrow).

CT, computed tomography; HU, Hounsfield unit.

CT findings of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in 14 patients

5. 치료 및 예후

1) 초기 치료

모든 예에서 진단 후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를 중단하였고, 신선동결혈장과 농축적혈구, 농축혈소판 등의 수혈 및 비타민 K 비경구 투여를 시행하였다. 모두 금식시키면서 경정맥 영양 투여를 시행했고, 장폐색 증상이 뚜렷했던 3예에서는 비위관 삽관 후 배액을 시행하였다. 7예에서 경험적 항균제를 사용하였는데, 항균제 사용군이 비사용군에 비해 심장 판막 치환술의 병력, 흑색변 또는 혈변, 복부 경직 또는 반발통이 더 많았고, 백혈구증가증과 CRP 상승이 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또한 장벽내 혈종의 발생 부위와 장폐색 여부, 장벽 비후의 최대 두께 및 길이에 있어서도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표 5).

Clinical characteristics of patients according to antibiotic administration

2) 항응고 치료의 재개

12예에서 증상이 호전되고 INR이 2.0 미만으로 감소한 후 중앙값 9일(1~284일) 후에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였다. 14예 중 허혈성 뇌졸중의 이차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하던 67세 남자와 심방세동, 심부전으로 인한 혈전색전증의 일차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하던 80세 여자 환자에서는 고령으로 인한 정확한 복약 및 출혈 합병증 재발 등에 대한 우려로 항응고 치료는 재개하지 않고 항혈소판제(각각 cilostazol, aspirin)만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계승모판 치환술 4예를 포함하여 심장 판막 치환술을 시행한 병력이 있는 6예에서는 증상이 호전되고 INR이 2.0 미만으로 감소한 후 중앙값 2일(1~11일) 후에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였다.

3) 경과 및 예후

재원 일수의 중앙값은 11일(6~22일)이었고, 중환자실에서의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없었다. 14예 모두 보존 치료를 받았으며, 외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없었다. 치료 시작 2일 후 모두 INR이 치료 범위 이하로 감소(중앙값 1.6, 1.1~2.7)하였다. 증상이 소실될 때까지의 기간은 증상 발현 후 중앙값 4일(2~9일), 치료 시작 후 중앙값 2일(1~7일)이었고, 금식 기간은 중앙값 4일(1~10일)이었다. 항균제 사용군과 비사용군에서 재원 일수에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중앙값 15일(6~22일) vs. 10일(6~17일), p=0.08). 입원 기간 중 재출혈이나 장폐색 재발 등의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평균 37.4±25.6개월(중앙값 30.5개월, 2~77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재출혈, 협착 등의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고 찰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드문 질환으로, 1904년에 Sutherland가 Henoch-Schönlein 자반증 환자에서 처음으로 보고하였다9). 이후 혈우병, 특발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 등의 출혈성 질환, 백혈병, 림프종 등의 악성 질환, 혈관염, 췌장염 등의 염증성 질환, 항암치료나 골수 이식 등의 상황에서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발생이 보고되어 왔다10-15). 그러나 최근 발생하는 대부분의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주로 항응고제의 과다사용 또는 항혈소판제와의 병합 치료시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2-8). 본 연구에서의 증례들도 모두 항응고 치료 외에 다른 출혈 위험 요인은 발견되지 않아,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가장 흔한 원인이 항응고 치료의 합병증이라는 기존의 문헌 보고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복통, 구역, 구토가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가장 흔한 증상이며, 50% 미만에서 위장관 출혈이 동반되나 심한 혈역학적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45% 이상의 환자들이 흔히 구역, 구토 및 복부 팽만을 동반하는 장폐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6,7,14,16,17). 본 연구에서도 모든 예에서 복통을 호소하였고, 9예(64%)에서 구역, 구토가 동반되었으며, 활력 징후는 대부분 안정적이었다. 한편, 흑색변 또는 혈변도 8예(57%)에서 관찰되어 기존 문헌 보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비위관 삽관이 필요할 정도의 장폐색은 3예(21%)뿐이었고, 완전 장폐색이 발생한 예는 없어, 장폐색의 빈도 및 정도는 이전 보고들에 비해 심하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전산화단층촬영 등 영상의학 검사법을 진단 초기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짐에 따라 완전 장폐색이 발생하기 전에 자발성 장벽내 혈종이 진단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도한 항응고 치료가 자발성 장벽내 출혈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므로 특징적인 검사실 소견은 프로트롬빈 시간, 즉 INR의 과도한 연장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항응고 치료를 받고 있으면, INR이 치료 범위 내, 심지어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되더라도 자발성 장벽내 혈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7,18). 따라서 자발성 장벽내 혈종 발생과 INR 연장 정도 사이에 밀접한 관련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17).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모든 예에서 INR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연장되어 있었으며, 1예를 제외한 13예에서 INR 2.0~3.5의 치료 범위 이상으로 연장되어 있었다. 따라서 기존 보고들과 본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INR이 크게 연장되지 않더라도 자발성 장벽내 혈종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INR이 연장된 경우에 그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자발성 장벽내 혈종에서 동반되는 검사실 이상 소견에는 빈혈, 백혈구증가증, CRP 상승 등이 있다. 본 연구에서의 증례들에서도 이상의 소견들이 흔히 관찰되었는데, 빈혈은 출혈의 결과일 것으로 생각하며, 발열 등 감염을 시사하는 다른 소견이 없었음을 고려할 때 백혈구증가증과 CRP 상승은 감염보다는 전신적 염증반응에 기인할 것으로 생각한다6,7).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소장에 호발(85%)하며, 공장(64~69%), 회장(26~38%), 십이지장(10~23%)의 순으로 보고되고 있다17,19-22). 본 연구 증례들도 공장 및 회장 등 소장에 대부분 발생하였다. 하행결장에 단독으로 발생한 경우는 1예였는데, 대장에 단독으로 장벽내 혈종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기존 보고와 일치하였다23,24). 자발성 장벽내 혈종이 대장에 잘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며, 결장띠(taenia coli)가 출혈의 발생과 확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6). 한편, 출혈은 점막하층의 소혈관에서 발생하여 대개 점막하층에 위치하게 되며, 출혈이 진행하면 장관내, 장간막내, 복강내, 후복막강내 출혈도 발생할 수 있다19,20).

과거에는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개복술을 시행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영상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개복술 없이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1,19,25). 복부전산화단층촬영이 가장 유용한 영상 검사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7,17,20). 특징적인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소견은 원주성, 대칭성 장벽 비후와 벽내 고음영, 내강 협착, 장폐색 등이며, 이외에 과녁 징후, 혈액복막, 후복막 혈종, 주위 장간막 음영 증가 등의 소견이 관찰될 수 있다6,16,17,20). 허혈성 장질환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장벽 비후가 나타날 수 있는데, Macari 등은 장벽 비후의 두께와 길이가 두 질환을 감별하는데 유용하다고 보고하였다26). 즉, 장벽내 혈종은 허혈성 장질환에 비해 장벽 비후가 심하고 길이는 짧아서, 장벽 비후의 평균 최대 두께가 각각 11.7 mm, 4.0 mm였고, 장벽 비후의 길이는 대부분 각각 30 cm 이내, 30 cm 이상이라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장벽 비후의 최대 두께는 평균 12.1 mm였고, 평균길이는 25.7 cm이었으며 30 cm을 넘는 경우는 3예에 불과하였다.

자발성 장벽내 혈종의 표준화된 치료법은 정립되어 있지 않으나 금식과 항응고제 중단 및 신선동결혈장, 비타민 K 투여를 통한 응고 장애의 교정과 빈혈 교정 등 보존 치료가 근간을 이룬다. 한편, 기저 질환으로 인한 패혈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한 대부분 별다른 합병증을 남기지 않고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7,16,17). 그러나 매우 광범위한 혈종의 경우 예후가 불량하여 소장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에 걸쳐 혈종이 발생하는 경우 높은 사망률이 보고되었고,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었다6). 따라서 광범위한 혈종의 경우 경험적 항균제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으나, 패혈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대부분의 증례 보고들에서 보존 치료로 호전되었다고 기술되어 있을 뿐 항균제 투여에 대한 기술은 찾아보기 어렵다10). 본 연구에서는 소장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에 걸친 광범위한 혈종 예는 없었고, 경험적 항균제를 투여하지 않은 7예에서도 감염 합병증 없이 회복되었으며 항균제 사용군과 비교시 재원 일수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광범위 혈종이 아니면서 감염 징후가 없는 경우에 경험적 항균제를 투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대상 환자 수가 적었고,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 항균제 사용군에서 흑색변 또는 혈변 등 장점막 손상을 시사하는 위장관 출혈의 증거와 복부 경직 또는 반발통 등 발현 양상이 심한 경우가 더 많았고, 백혈구증가증과 CRP 상승이 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재원 일수도 더 긴 경향을 보여, 향후 더 많은 대상자에서 중증의 임상 발현 양상을 보이는 증례들을 중심으로 항균제 투여의 적절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자발성 장벽내 혈종에서 항응고 치료의 재개 여부 및 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Abbas 등은 8예의 항응고 치료 관련 장벽내 혈종 환자 중 4예에서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여 평균 35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재출혈이 없었음을 보고하였다6). 본 연구에서는 14예 중 12예에서 증상이 호전되고 INR이 2.0 미만으로 감소한 후 중앙값 9일(1~284일) 후에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였고, 특히 심장 판막 치환술 6예에서는 증상이 호전되고 INR이 2.0 미만으로 감소한 후 중앙값 2일(1~11일) 후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였다. 항혈소판제만을 재투여한 2예를 포함하여 평균 37.4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재출혈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상의 연구 결과들을 고려할 때, 증상이 호전되고 응고 장애가 교정된 후 항응고 치료를 재개하는 것은 비교적 안전해 보이며, 기계승모판 치환술 등 혈전색전증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보다 조기에 항응고 치료를 재개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항응고 치료를 재개한 5예 중 3예에서 장벽내 혈종이 재발하였다는 보고도 있어 항응고 치료의 재개 여부,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서는 항응고 치료 중단과 동반된 혈전색전증의 위험성이 개개 증례에서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여 개별적으로 정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19).

결론적으로, 자발성 장벽내 혈종은 항응고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급성 복통이나 위장관 출혈로 발현하는데, 대부분 보존 치료로 합병증 없이 회복된다. 한편, 항응고 치료를 재개할 경우 재출혈의 위험은 비교적 낮아 보이므로 혈전색전증의 위험이 높은 군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조기에 항응고 치료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충분한 증례 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라는 한계로 인해 추후 항응고 치료의 재개 시기와 안전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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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Cross-sectional images of a CT scan in a 70-year-old man with atrial fibrillation who received excessive anticoagulation with warfarin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7.7). (A) Noncontrast CT scan showed homogeneous, hyperdense (55 HU), circumferential thickening of the jejunal wall (arrow), and associated perienteric infiltration with mesenteric haziness (arrowhead). (B) Contrast CT scan showed circumferential, symmetric thickening of the jejunal wall with “target” appearance and luminal narrowing (arrow). (C) Follow-up CT scan 2 months later showed resolved jejunal wall thickening (arrow).

CT, computed tomography; HU, Hounsfield unit.

Table 1.

Baseline clinical characteristics of 14 patients with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Variable No. of patients
Sex
 Male 8
 Female 6
Age, years, median (range) 67 (46-80)
Anticoagulant with/without antiplatelet 14
 Anticoagulant only 11
 Anticoagulant and antiplatelet 3
Underlying diseases
 Atrial fibrillation 9
 Cardiac valve replacement 6
 Hypertension 6
 Ischemic stroke 5
 Ischemic heart disease 1
 Diabetes 1

Table 2.

Clinical presentation of 14 patients with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symptoms and signs

Variable No. of patients
Symptoms
 Abdominal pain 14
 Nausea/vomiting 9
 Melena/hematochezia 8
 Diarrhea 2
Signs
 Leukocytosis (WBC >10,000/mm3) 11
 Tenderness 10
 Rigidity/rebound tenderness 5

WBC, white blood cell.

Table 3.

Laboratory findings in 14 patients with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Laboratory test Reference value Values at admission Values 48 h after admission
INR 0.8-1.3 7.7 (1.6- > 15.1) 1.6 (1.1-2.7)
Hemoglobin, g/dL 12-16 13.3 (6.4-15.5) 11.5 (7.4-13.6)
Leukocyte count, 103/mm3 4.0-10.0 12.3 (5.9-17.6) 7.8 (3.8-20.9)
Platelet count, 103/mm3 150-350 276 (149-372) 229 (119-308)

Data are given as medians (ranges).

INR,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Table 4.

CT findings of intestinal intramural hematoma in 14 patients

CT feature No. of patients (%)
Location of involvement
 Jejunum 7 (50)
 Ileum 4 (29)
 Jejunum and ileum 1 (7)
 Duodenum and jejunum 1 (7)
 Descending colon 1 (7)
Wall thickening
 Circumferential 14 (100)
 Symmetric 14 (100)
 Greatest thickness, mm, median (range) 12 (9-15)
 Length, cm, median (range) 25 (10-55)
Pattern of attenuation
 Intramural hyperdensity on noncontrast CT* 13 (100)
 Homogeneous 12 (92)
 Hounsfield units, median (range) 50 (45-58)
 Target sign on contrast CT 13 (93)
Luminal narrowing 12 (86)
Proximal loop dilatation 7 (50)
Mesenteric haziness 11 (79)
Hemoperitoneum 10 (71)
Retroperitoneal hematoma 1 (7)
*

Noncontrast CT was not performed in 1 of 14 patients.

Table 5.

Clinical characteristics of patients according to antibiotic administration

Antibiotics (n=7) No antibiotics (n=7) p-value
Age, years 67 (46-72) 70 (46-80) NS
Cardiac valve replacement 4 2 NS
Symptoms and signs
 Melena/hematochezia 6 2 NS
 Tenderness 6 4 NS
 Rigidity/rebound tenderness 4 1 NS
Laboratory findings
 Leukocyte count, 103/mm3 13.7 (5.9-17.6) 11.9 (7.0-16.1) NS
 CRP 7.5 (1.49-10.8)* 4.0 (0.6-10.3) NS
CT feature
 Location of involvement
  Jejunum 4 3
  Ileum 2 2
  Jejunum and ileum 1 0
  Duodenum and jejunum 0 1
  Descending colon 0 1
 Luminal narrowing with proximal loop dilatation 4 3
Wall thickening
Greatest thickness, mm 11 (9-15) 13 (10-15) NS
  Length, cm 25 (15-40) 20 (10-55) NS

Data are given as medians (ranges) or number of patients.

*

CRP was not checked in 1 of 7 patients.

NS, not significant; CRP, C-reactive pro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