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 례
동맥은 크기에 따라 구분하며, 중간 굵기 이상의 동맥벽은 내막, 중막 및 외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맥경화(arterial stiffness)는 혈관의 구조와 기능의 부정적인 변화로 혈관벽이 결절 모양으로 두꺼워지고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동맥경화증(arteriosclerosis)으로 불리며 죽상(atheroma)과 경화(sclerosis)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죽상경화(atherosclerosis)와 자주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죽상경화는 동맥경화증의 한 종류로 혈관 내 염증성 변화, 지질의 산화, 경화반의 형성으로 정의되고, 비교적 큰 혈관에 국소적으로 생기며, 내경의 협착이 진행되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관상동맥 질환과 뇌혈관의 경색 혹은 출혈 그리고 말초동맥의 폐쇄를 일으킬 수 있다. 동맥경화는 점진적으로 광범위하게 나이와 관련하여 모든 혈관계에서 진행된다[1].
심혈관계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 원인으로 연간 1,70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2]. 이러한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위험을 평가하기 위하여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당뇨 등의 전통인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통한 Framingham Risk Score와 European Systemic Coronary Risk Evaluation 등과 같은 모델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위험인자들은 관찰 시기에 따라 변화하며 측정 시점의 단편적인 정보만을 주며 전체적인 혈관계 손상의 단계를 반영할 수 없으며, 기존의 위험인자만으로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증가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3]. 또한, 심혈관계 질환 환자의 50% 이상에서는 어떤 위험인자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급성 심장사,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심혈관계 질환을 보이는 많은 환자는 전구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4,5].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 전 임상 상태의 동맥경화를 평가하는 것은 향후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고위험군에 속한 환자를 발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본 원고에서는 동맥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검사 중 임상에서 많이 행해지는 동맥경화 검사인 경동맥 내-중막 두께 측정(carotid intima-media thicknesss, CIMT), 맥파전달속도(pulse wave velocity, PWV)와 중심 동맥압(central blood pressure, CBP)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본 론
경동맥 내중막 두께
CIMT는 1986년 Pignoli 등[6]에 의해 초음파를 이용한 측정이 처음 발표된 이후 수많은 연구에서 이용되고 있다. 총경동맥의 내중막 두께는 전형적인 심혈관계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과 함께 심혈관계 질환과도 독립적인 인자임이 알려져 있다[7]. 또한 혈관의 죽상경화가 있을 경우, 다른 혈관에도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경동맥의 죽상경화 정도를 평가하여 관상동맥, 말초동맥 등의 죽상경화의 정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측정 방법
초음파를 이용하여 CIMT를 측정하는 방법은 부위(segment), 방향(direction), 측정하는 혈관벽의 위치(near wall/far wall) 등에 따라 여러 연구마다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어 왔으며, 한 가지 방법으로 통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IMT는 B-mode 영상의 내강과 내막의 경계선에서부터 중막과 외막의 경계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여러 곳에서 측정할 때는 보통 세 부분으로 나누어 총경동맥부, 경동맥구부, 분지부로 나누고 근벽(near wall)과 원벽(far wall)에서 각각의 최고 측정치를 구하고, 측정치 평균을 구하여 평균 IMT로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모든 환자에서 모든 부위의 관찰이 어렵고, 특히 근벽의 경우 혈관의 외막의 에코 발생(echogenicity)으로 인하여 정확한 경계의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총경동맥 원벽에서 여러 번 측정해서 대표값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8]. 이 방법은 조직학적 내막-중막 두께와 비슷하며 측정이 쉬워 관찰자 내 및 관찰자 간 오차는 0.1 mm 이하이며, 내막-중막 두께를 자동으로 측정해주는 프로그램의 발전으로 인하여 추적 관찰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었다[9].
정상값
CIMT의 정상치는 측정 방법에 따라 다르다. 대개는 일반 인구 집단에서 경동맥 내중막 두께의 분포(histogram)를 보고 임의로 정하는데, 대개 75 퍼센타일(percentile) 이상을 증가되어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CIMT는 연령과 성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성별과 연령에 따른 기준치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CIMT를 심혈관계 질환의 예측인자로 고려 시, 심혈관계 질환 발생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CIMT의 기준치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10].
1998년 Rotterdam 연구[11]에서는 55세 이상 1,373명의 정상 대조군에서 평균 IMT는 0.795±0.153 mm였고, Chambless 등[12]은 45-64세 15,7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정상치를 남, 여 각각 0.76 mm, 0.68 mm로 보고하였으며, 다양한 인종에서 나이와 성별에 따른 여러 연구들에서 경동맥 내중막 두께 측정치가 보고되었다(Table 1). Lee 등[13]이 국내 연구로 성인 자원자에서 측정한 평균 CIMT 수치는 남, 여 각각 0.67 mm, 0.68 mm였으며, 상한 정상치를 0.83 mm로 보았으며, Bae 등[14]이 35세 이상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총경동맥에서 측정한 CIMT 수치는 정상 대조군에서 우측과 좌측이 각각 0.63 mm, 0.64 mm로 남자에서 여자보다 두꺼우며,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IMT는 여러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대상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심혈관계 위험인자들과의 긴밀한 연관성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다.
임상적 의미
동맥벽의 두께 증가는 죽상경화의 특징으로 CIMT의 측정이 심혈관계 질환 예측의 역할을 하며 따라서 전통적인 위험인자의 심혈관계 질환의 예측에 부가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몇몇 연구들에서 CIMT와 향후 심혈관계의 발생 사이에 관련이 있음을 보였다. Kuoppio Ischaemic Heart Disease Study에서는 CIMT 0.1 mm 증가 시 심근경색의 위험이 11% 증가함을 보였다[15]. 이후, the Cardiovascular Health Study [7], the Rotterdam Study [16], the Malmo Diet and Cancer Study [17], the Carotid Atherosclerosis Progression Study [18]와 같은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고, the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study [19]에서는 CIMT 수치가 1.0 mm 이상이면 심근경색증이나 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된다고 보고되었다(Table 2). 그러나 다른 연구들에서 Framingham Risk Score와 같은 전통적인 위험인자 점수에 CIMT를 추가하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의 예측에 있어 추가적인 가치를 보여주지 못함으로 인하여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예측을 위한 CIMT의 측정에는 이견이 있다[20].
이러한 상반되는 결과는 2개의 메타분석에서도 나타난다. 2007년 Lorenz 등[21]이 진행한 메타 분석은 기존의 8개의 연구, 총 37,197명을 대상을 분석하여 CIMT의 0.1 mm 증가마다 1.15배 심혈관계 사건의 상대 위험도 증가를 보여주었으나 2012년 Den Ruijter 등[22]은 14개의 연구, 45,828명을 대상으로 11년 추적 관찰을 통하여 기존의 위험 예측 모델에 CIMT를 추가하였을 때 10년 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발생의 예측에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주지 못함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상반되는 연구 결과들은 연구의 설계, 특히 CIMT 측정의 방법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23]. 총경동맥의 원위부 측정은 CIMT의 측정을 위한 가장 변동이 없는 측정 방법이기는 하나 경동맥 구부와 내경동맥 내중막 두께를 포함할 경우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도 예측이 향상된다. 또한, 경동맥경화반은 경동맥 내중막 두께와 비교하여 더 강력한 심혈관계 위험의 예측인자로, 경화반의 수, 두께, 면적과 용적과 같은 경화반의 정량적 분석이 심혈관계 위험도의 예측에 더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
CIMT는 나이에 따라 증가한다. 따라서, 심혈관계 위험도 예측을 위하여 CIMT를 사용함에 있어 나이의 영향이 문제가 된다. 최근 Polak 등[24]은 MESA 코호트에 속한 환자 45세에서 84세 사이의 6,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0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소아 성장 곡선과 같이 모집단에 기반한 백분위수 개념을 적용하여 CIMT의 연령, 성별, 인종에 따른 표준화 값을 설정하였고, 이러한 경동맥 내중막 두께 점수를 Framingham risk factors와 관상동맥 칼슘 점수에 추가하였을 때 심혈관계 질환의 예측을 향상시킴을 보여주었다.
최근의 심혈관계 질환의 고위험군에서 CIMT의 변화의 심혈관계 사건의 예측에 관한 메타 분석이 있었다. 이 연구에서 31개 코호트에 속한 89,070명의 환자를 평균 3.6년 추적관찰을 하였으며, CIMT가 향후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연관됨을 보여주었으나 CIMT의 변화는 관련성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이는 죽상동맥경화 과정의 복잡성과 현재의 CIMT 측정의 방법상의 제한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되며 CIMT의 변화의 해석에 주의해야 함을 시사하였다[25].
맥파전달속도
대동맥의 조직학적 구조는 위치와 저장(reservoir) 및 전달계(conductive system)의 기능에 따라 매우 다양하여, 흉부 대동맥과 가지는 큰 탄성력을 보여주는 반면 원위부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딱딱해진다. 장기간의 박동성은 혈관벽의 신장과 구조적인 변화와 경직을 유발하는 기계적인 부하를 주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와 함께 악화되는 동맥경화를 증가시킨다[26]. 혈관의 경직도 측정의 방법으로 혈압 변화에 따른 혈관 크기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이 있으나 다소 측정에 어려운 점이 많아 실제 임상에서 사용이 어렵다. 따라서 혈관경직도는 PWV를 측정하여 유추하는데, 혈관경직도가 높을수록 맥파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 지표는 높은 재현성을 가지면서도 비교적 간단하고 비침습적으로 쉽게 측정할 수 있어 혈관의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27].
측정 방법
경동맥-대퇴동맥 맥파전달속도(carotid-femoral PWV, cfPWV)는 동맥의 전파 모델에 부합하며, 동맥 경직의 병태생리학적 효과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동맥과 첫 분지동맥에 해당되는 대동맥에서 장골에 이르는 경로에서 측정되므로 임상적으로 가장 적절하다. cfPWV는 심혈관계 사건에 대한 대동맥 경직의 예측지표로서 많은 연구에서 사용되었다.
PWV는 D (meters)/Δt (seconds)로 계산되며 다양한 파형으로부터 foot to foot velocity법으로 측정될 수 있다. 파형의 foot은 파면의 가파른 상승이 시작되는 이완기말에 정의된다. 압력파형은 기기에 따라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기록될 수 있으며 순차적으로 기록되는 경우, 파형과 동시에 기록되는 심전도에서 R wave를 이용하여 주행 시간이 계산된다. 목표 동맥에 따라 carotid-femoral PWV (cfPWV)와 brachial-ankle (baPWV)과 같은 다양한 맥파전달속도 측정 방식이 결정된다.
cfPWV의 경우 일반적으로 우측 총경동맥과 우측 대퇴동맥에서 경피적으로 얻어지며, 시간지연(Δt, 주행시간)은 두 개의 파형 사이에서 측정되고, 두 파형 사이의 거리(D)는 두 기록 지점의 표면 거리로 이해된다. 거리 측정에 있어 작은 오차만으로 PWV의 절대값에 영향을 미치므로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거리의 측정은 1) 경동맥과 대퇴동맥 위치들 사이의 전체 거리를 사용하거나, 2) 경동맥 위치에서 흉골 절흔까지 거리를 전체 거리에서 빼거나, 3) 경동맥 위치에서 흉골 절흔까지의 거리를 흉골 절흔과 대퇴동맥 위치까지의 거리에서 빼는 방법을 추천한다[28]. 세 방법 모두 근사치로 반복 측정을 통한 연구에서 절대적인 차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또한, 대퇴동맥 파형은 대사성 증후군, 비만, 당뇨, 말초동맥 환자에서는 정확히 기록하기가 어렵고, 대동맥, 장골동맥, 근위대퇴동맥의 협착이 있을 경우, 파형은 감쇄되고 지연된다. 특히 남자에서 복부 비만과 여자에서 흉부가 큰 경우 거리 측정이 부정확하게 된다.
2005년 일본 연구자들에 의해 baPWV의 측정이 제시되었으며, 이는 cfPWV에 비해 간편하고 비침습적이며 혈압 및 발목상완지수(ankle-brachal index)를 동시에 측정 가능하며, 말초 소동맥의 경화도를 같이 반영한다는 점이 장점이나, 혈관계가 좁은 하지의 동맥을 포함하므로 cfPWV에 비해 값이 크고 탄성을 지닌 큰 동맥이 아닌 말초 근육형 동맥의 경화도를 반영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진다[29].
정상값
임상적 의미
cfPWV는 심혈관계 사건에 대한 동맥 경직의 예측능을 평가한 많은 연구들에서 사용되었으며, 증가된 맥파전달속도는 고혈압 환자, 고령 환자, 말기 신질환 환자 등 다양한 환자군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라는 결과가 보고되었다[36].
최근 많은 연구들이 cfPWV나 baPWV를 사용하여 PWV와 관상동맥 죽상경화와의 관련성을 보여주었다. Hofmann 등[32]은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받은 환자 15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cfPWV 상승과 관상동맥 질환의 존재 및 중증도가 양의 관계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2012년 Xiong 등[37]은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받은 321명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baPWV와 SYNergy between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with TAXus and cardiac surgery score로 평가된 관상동맥 질환의 중증도가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임을 보고하였다. Nam 등[38]이 615명의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baPWV의 상승이 관상동맥 computed tomography 조영술로 확인된 관상동맥 질환의 독립적인 예측인자임을 보였으며, 14.26 m/s를 절단값으로 제시하였다.
PWV는 뇌혈관의 석회화, 협착, 폐색과도 관련하는데, cfPWV의 상승과 뇌동맥의 석회화 또는 협착이 연관성이 고혈압 환자에서 증명되었다[39]. 또한, baPWV가 급성과 만성뇌소혈관 질환과 관련성이 있음이 보고되었으며[40], Yokokawa 등[41]은 환자 대조군 연구에서 높은 baPWV는 전통적인 위험인자에 추가하여 뇌경색의 위험도의 증가와 관련함을 보였으며, baPWV가 16 m/s 이상일 경우 뇌졸중의 위험이 3배 증가하였다.
일반인과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에 대한 PWV의 예측능이 보고되었다. Mattace-Raso 등[42]은 건강한 일반인 2,835명을 대상으로 4년 추적 관찰한 결과 PWV가 관상동맥 질환 및 뇌졸중의 독립적인 예측인자임을 보고하였다. 다른 연구에서 1,678명을 대상으로 9.4년 추적관찰한 결과 aortic PWV가 전통적인 위험인자를 넘어 복합 심혈관계 결과(composite cardiovascular outcomes)를 예측함을 보여주었다[43]. 또한, 다른 연구들에서 PWV는 고혈압, 당뇨, 말기 신질환,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독립적으로 예측하였다.
심혈관계 사건에서 PWV의 예측치를 보여주는 몇몇의 메타 분석 연구가 있다. 2015년 발표된 10개의 연구의 22,472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 분석에서 van Sloten 등[44]은 cfPWV 1-SD 증가에 따라 뇌졸중의 위험이 1.18배 증가함을 보였고, cfPWV의 증가가 Framingham risk factors와 독립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의 유의한 예측인자임을 보여주었다. Vlachopoulos 등[45]이 진행한 17개의 연구, 15,877명을 대상으로 평균 7.7년 관찰한 메타 분석에서도 PWV 1 m/s 증가당 심혈관계 사건, 심혈관계 사망, 총 사망이 각각 14%, 15%, 15%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최근의 19개의 연구를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도 cfPWV과 심혈관 질환 사이에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고, cfPWV 1 m/s 증가당 심혈관계 질환의 1.12배 증가를 보였다[46]. 또한, Ben-Shlomo 등[47]은 16개의 연구 17,636명을 포함한 메타 분석에서 loge cfPWV 1-SD 변화당 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1.45배 증가함을 보고하였다. baPWV와 관련해서,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14,673명의 일본인을 포함한 메타 분석에서 baPWV 1 SD 증가당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1.1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8].
PWV가 심혈관계 질환의 조기 발견 및 위험도 평가에 유용하나, 임상적 적용에 있어 몇 가지 문제가 있다. PWV 검사시에 목표 동맥 사이의 거리를 측정함에 있어서 작은 오차만으로도 PWV 절대값에 큰 오차를 유발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나이, 혈압, 다른 심혈관계 위험인자 역시 PWV 값에 영향을 주므로 PWV의 해석에 주의해야 하는데 특히, 혈압은 PWV의 가장 강력한 교란변수로, 혈압의 증가는 동맥벽의 긴장도를 올리며 기능적인 동맥 경직을 일으키므로 PWV를 사용한 분석 시에 혈압은 반드시 조절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고혈압제, 운동, 스타틴, 금연 등이 동맥 경직도를 호전시키고 PWV 값을 감소시킨다는 일부 연구가 있으나 이러한 결과는 작은 규모의 무작위 배정이 되지 않은 연구의 결과이다[49]. 따라서, PWV에 바탕을 둔 치료가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대규모의 무작위 배정 연구가 필요하다.
중심 동맥압
대동맥은 각각의 심실 수축에 대한 동맥의 완충 기능(buffering function)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심장의 후부하, 관상동맥과 뇌혈관의 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동맥의 경직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중심 대동맥압이 말초혈관의 혈압보다 표적장기 손상 및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더 밀접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0,51]. 본 원고에서 중심 동맥압은 중심 수축기 혈압(central systolic blood pressure), 중심 맥압(central pulse pressure), 맥파증강지수(augmentation index)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측정 방법
심장이 박출할 때마다 전진 맥파(incident wave)가 발생하고, 혈관을 따라가다가 분지나 말초 혈관에서 부딪쳐 되돌아오는데, 이 반사파(reflected wave)가 대동맥에서 전진파와 합쳐져 대동맥파를 이루게 된다. 혈관이 경직되면서 심장에서 발생한 전진 맥파와 말초에서 심장으로 돌아오는 반사파의 속도가 빨라져서, 반사파가 중심 동맥에 일찍 도착하여 중심동맥의 수축기압이 증가하여 수축기 혈압이 상승한다. CBP를 측정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중심 동맥압은 이상적으로는 침습적인 방법으로 직접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침습적이며,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인하여 임상에서 선별 검사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경동맥이나 요골 동맥의 맥파로부터 중심 동맥압을 구할 수 있는 파형의 기록 방식에 따라 radial tonometry, brachial cuff pulse volume plethysmography, suprasystolic brachial cuff PVP 등 여러 방법들이 소개되었으며 각각의 방법은 장단점을 가진다[52].
정상값
CBP의 정상값을 결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CBP와 기존의 상완동맥에서 얻어진 혈압으로 정의된 심혈관계 위험과의 연관성을 통해 정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비록 일부 연구에서 심혈관계 예후와 중심 동맥압의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목적으로 디자인된 전향적 연구의 결과는 유용하지 않다[53]. 2014년에 보고된 건강한 일반인에서 중심 동맥압의 참고치는 다음과 같다(Table 4) [54].
수축기 압력은 연령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젊은 연령에서는 상완동맥의 수축기 압력이나 맥압은 중심동맥의 수축기 압력이나 맥압을 과대 반영하는 경향이 있으며, 고령에서도 빈맥, 수축기 심부전, 약물사용, 운동 등에 의해 상완동맥과 중심 동맥 사이의 수축기압이나 맥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CBP를 측정하여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상적 의미
CBP의 중요성을 보여준 초기 연구 중의 하나는 2006년에 발표된 CAFÉ 연구로, 비슷한 수준의 말초동맥압의 감소를 보일지라도 CBP의 감소가 큰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이 적게 발생함을 보였다[55]. 같은 해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는 상완동맥 혈압 측정은 CBP를 과대평가하며, 중심 수축기 혈압은 중심 맥압차만큼이나 특히 고혈압과 만성신질환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훌륭한 예측인자임을 기술하였다[36].
CBP는 단면적 연구에서 상완동맥보다 CIMT와 좌심실 질량(left ventricular mass, LVM)과 같은 잘 알려진 심혈관계 위험의 표지자와 밀접하게 관련된다[56,57]. REASON 연구에서 LVM의 감소가 상완동맥압보다 CBP의 변화와 더 밀접하게 관련하였고, 여러 인자의 보정 후에도 이는 지속되었다[58]. CIMT 관련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고혈압의 조절 후 CIMT의 감소는 CBP의 감소와 더 좋은 상관관계를 보였다[59].
많은 연구들에서 CBP가 향후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과 독립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52]. Strong Heart Study에서는 건강한 일반인에서 상완동맥압보다 CBP가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과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추가 분석에서 중심 맥압이 50 mmHg 이상을 보이는 경우, 향후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이 가장 높음을 보였다[60]. 이탈리아와 대만의 연구에서도 역시 CBP가 상완동맥압보다 심혈관계 사건과 더 강력한 관련성을 보였다[51,56]. 그러나 Framingham Heart Study에서는 경동맥과 상완동맥 사이에 어떠한 수축기 압력의 증강이 없었으며, 상완동맥압에 추가하여 CBP를 평가함에 있어 어떠한 이득을 보여주지 못하였다[61].
2010년 11개 연구, 5,6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메타 분석이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서 중심 동맥압과 중심 맥압 모두 심혈관계 질환 및 사망률의 독립적인 표지자임을 보여주었으며, 중심 동맥압이 10 mmHg 상승할 때마다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이 1.088배, 맥파증강지수가 10% 상승할 경우 1.318배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었다[53]. 또한, 1,014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CBP는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으로부터 얻어진 상완 동맥혈압과의 비교에서 총 사망과 심혈관계 사망률의 예측에 우월성을 보여주었다[62]. 최근의 Framingham Offspring cohort의 분석은 2,492명을 대상으로 6.8년 추적 관찰에서 심혈관 사건의 발생은 6%, 다변량 분석에서 CBP가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과 유의하게 관련함을 보고하였다[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