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 Med > Volume 94(2); 2019 > Article
호스피탈리스트의 현재 국내 상황

서 론

병원은 의료 기술을 제공하는 의료인과 의료 공급 수요 체계(국가정책, 의료보험)의 정수가 만나는 보건의료의 중심 기구로 환자와 지역 사회에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임상적 치료뿐만 아니라 교육, 연구,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입원 진료는 병원이라는 공간과 시설, 하루 이상의 시간, 다양한 전문인력들이 필요한 특별한 진료이다. 외래에서 제한된 시간에 진료하기에 중증도, 복잡성이 높아 지원 인력이 필요하거나, 응급 질환이 발생하였거나 진단과 치료 과정에 있어 특별한 모니터링과 의료기술, 시술이나 수술,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 환자를 입원시켜 진료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체 입원 환자는 인구 십만 명당 26,000명에 달할 정도로 입원 진료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인당 병원 재원일수가 14.5일(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8.1일)로 매우 높은 편에 속하며 1,000명당 병상의 수도 13개(OECD 4.7개)로 역시 높다. 이에 비하여 다른 OECD 국가 대비 의사당 환자의 입원 일수가 길고(2,394일 vs. OECD 723일), 병상당 의료 인력(0.49명 vs. OECD 3.55명)이 매우 적다. 입원 진료가 긴급성, 중증도, 규모 측면에서 그 몸집이 매우 큰데 비하여 우리나라 입원 의료를 담당하는 인력은 적고, 진료 부하도는 높다고 해석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입원 진료를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대부분 담당해왔고, 이미 전공의 업무는 과중하였다. 특히 야간, 주말 시간 입원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질 하락의 문제가 지적되어왔다. 동시에 입원 환자를 진료하는 중형 이상의 병원이 많아지고, 인구의 노령화로 인하여 복합적 문제를 가진 환자가 많아짐으로써, 다양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료할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입원 환자 관리가 전공의 중심이 아니라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입원 진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2014-2017년 사이에 추진된 전공의 정원 감축 정책, 2017년 12월부터 시행된 전공의수련환경안전법으로 인한 진료 업무 부담 증가, 내과 전공의 지원이 감소함에 따라 나타난 진료 공백은 전공의를 보호함과 동시에 환자의 안전과 입원 진료의 질 향상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본 론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도입과 시범사업 운영

대한내과학회에서는 상기와 같은 입원 환자 진료 공백과 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입원 환자의 안전과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민간 시범사업을 시행하였고, 입원 환자 만족도와 의료의 질 향상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하였다.
후속 연구로 보건복지부 주관 하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시범수가 형식의 시범사업인 ‘입원 질 향상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도입 방안 연구(1단계)’가 2016년 9-12월까지 시행되었으며, 2017년 5-12월까지 2단계 연구가 진행되었다. 시범사업은 36개 기관이 선정되었고, 그중 15개 기관, 22개의 병동의 운영이 평가되었다. 입원 환자의 경험과 만족도 분석 결과, 담당의에 대한 접근성과 면담 및 처치 과정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동료 전문의의 업무 협조 만족도가 높았고, 불필요한 협진 감소와 자문 요청 수준 향상 등 협진의의 만족도도 보고되었다[1]. 입원전담전문의와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공의의 40.6%가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음으로써 환자 케어에 대한 불안이 감소한다고 응하였으며, 외과 전공의의 경우 수술 후 환자 관리에서 도움을 받은 경험이 85.2%에 달하였다. 현재 시범사업은 2016년 7개 병원, 14명의 입원전담전문의로 시작한 이래, 2019년 1월 현재 시범기관으로 선정된 41개 기관 중 23개 기관, 98명 전문의, 1,618병상이 참여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을 통하여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입원 진료의 인력 문제와 질 향상, 환자 안전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확인하였고, 시범사업의 효과를 바탕으로 향후 본 사업으로의 확대를 여러모로 꾀하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 지원금 신설(2017년 9월 15일), 사업 대상 확대(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종합병원 이상) 및 사업 기간 연장(2017년 12월 종료→본 사업 전환시까지) (2017년 12월 27일) 등이 발표되었고, 입원전담전문의 확대를 위한 정책 개선 토론회(2018년 7월 21일)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전문의 2명 이상 채용 진료과에 전공의 1명 정원 추가 배정(2018년 7월 25일)하도록 하여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이 수련 환경 개선에 직접적인 선역할을 하도록 하였고 전공의 수련 환경 평가, 상급종합병원 평가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수가 지원 개선에 대한 검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입원전담전문의협의체와 연구회를 설립하여, 보건복지부,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등과 함께 협력하여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제1세대 입원전담전문의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병원 안팎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호스피탈리스트의 주요 업무

진료

전담의 수에 따라 24시간 순환 근무를 하기도 하고, 주중 또는 야간 근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5인 이상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는 경우 24시간 전문의 전담으로, 그 이하인 경우 전공의 병행 근무 모형으로 운영된다. 입원전담전문의 수에 따라 수가도 차등 적용된다. 시범사업 지침에 규정된 주요 업무에 따르면 입원 초기 진찰, 경과 관찰, 상담, 간단한 처치 시술, 수술 전후 관리 퇴원 계획 수립 등 입원부터 퇴원까지 입원 환자를 전담해 돌보는 일을 한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치료 결정과 수행, 검사 관리, 회진과 상담(round/counselling), 신환 입원(admission)을 담당한다. 즉, 환자의 활력 징후, 체액량 등 전반적 상태와 리뷰, 검사와 치료 여부 결정 및 시행, 회진시 병력 재청취 및 검진, 환자 상담 및 보호자 면담, 치료 계획 정리 및 처치 및 약물 오더 반영, 영상 및 검사 결과 확인, 협진 요청, 오더 작성, 신환 평가 검진, 중환 발생시 처치 및 술기 등을 병동에서 시행한다. 또 응급실이나 병실 문제 해결에 대한 자문가(consultant) 및 학생, 레지던트, 간호사 교육자(educator)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병원마다 업무 필요도가 다르고, 호스피탈리스트가 담당해야 할 영역들도 다를 수 있다.

병동 운영 형태

분과형은 입원 환자 질병군의 범위를 분과 환자로 제한하여 진료를 하는 모델인데, 예를 들면 입원전담전문의가 혈액종양내과 환자만 대상으로 입원 치료를 전담하며 이들을 혈액종양내과 입원전담전문의(oncology hospitalist)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형 병원의 전공의 수련의 혈액종양내과 쏠림 현상에 대한 비판, 혈액종양내과 입원 환자 전문 관리 인력의 수요 증가에 반응한 결과다. 병원에 따라 분과전문의와 함께 공동 지정의로 환자를 보기도 한다.
통합형은 중증·복합 질환자 관리를 위한 통합관리 병동 모델이다. 세부 전공을 하나로 통합하여 진료하므로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환자들의 입원시 가장 효율적인 역량을 나타낼 수 있으며, 여러 분과적 문제에 대한 해결은 각 분과전문의와 협진하는 방법으로 진료한다. 전공의, 전임의를 거쳐 결정을 내릴 필요 없이, 적시에 높은 수준의 종합적인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유능한 일반내과의를 목표로 하는 전공의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급성기형은 응급실로 내원하거나, 외래에서 빠른 응급 처치를 요하는 문제가 있는 경우 72시간 이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단기입원 병동 모델이다. 응급실 환자 체류 기간의 감소 및 재원 기간의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많지만, 정작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빠른 병상 회전율로 인하여 상당한 육체적, 정서적 피로도(burn out)의 문제를 심하게 겪을 수 있다.
개별 병원의 상황(병상 수, 인적 자원, 병원에서의 필요도)과 문화에 따라 다른 운영 모델의 적용이 필요하다. 상기 모델이 복합적으로 또는 변형되어 운영될 수 있다. 어떠한 진화된 모델이건 환영하는 바이며, 어떤 모델이건 그 운영의 목표는 입원 진료의 질과 효율성 극대화, 환자안전 강화, 의료진의 높은 직업만족도일 것이다.

Surgical co-management

Surgical co-management (SCM)은 내과 입원전담전문의가 외과계 병동에 상주하면서 외과계 입원 환자의 내과적 질환에 대해 진료하는 형태이다. 외과계 입원 환자에 내과적 기저 질환이 있어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한 확률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 회진하며, 외과계 전공의를 교육한다. 수술 전후의 내과적인 문제에 대하여 즉각 처치하는 등 외과계 의사가 다루기 힘든 영역의 입원 환자의 안전 및 내과적 응급 상황 시 적절하고도 양질의 치료가 시의 적절하게 가능하다. 특히 고령의 환자가 많은 경우 재원 기간 단축 및 합병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2017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비뇨기과 병동에 내과 입원전담전문의가 상주하면서 SCM 모델을 운용하였다. 그 결과 외과계 병동 의료진의 높은 만족도를 확인하였고,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이 향상되었다는 의료진의 인식을 이끌어내었다.

교육

미국의 경우 호스피탈리스트가 의과대학 및 전공의에 대한 대부분의 내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분과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 유능한 일반내과의에 대한 요구도가 늘어나면서 대한내과학회 전공의 수련 핵심전략에 근거하여, 교육 목표를 일반의 중심으로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입원전담전문의가 임상일선에서 학생과 전공의 교육에 일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 교육에 입원 환자 진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입원의학의 교육은 별도로 필요한데 임상적 진료나 술기뿐 아니라 환자와 기타 의료진과의 소통, 급성기 의학(acute medicine), 증상 중심의 진단(a symptom-based approach)에 대한 교육이 다루어진다. 입원 환자의 진단/치료를 위하여 환자의 문제에 초점을 둔 현장 진단 초음파(point of care ultrasound)나, 비강고유량캐뉼라 등과 같은 의료기기 적용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술기 및 의료기기 적용의 실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실습하고 교육받을 수 있다.

연구

입원의학을 학문 영역으로 구축하는 움직임은 미국을 필두로 일어나고 있고 입원전담의 중심의 저서/논문 출판도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임상연구가 더 많지만 질 향상, 의료 서비스 연구가 다루어진다. 국내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가 활동을 시작하여, 입원의학과 시스템, 환자 안전 문제에 대한 연구를 준비 중이며, 학회 설립을 준비 중이다. 질환과 신약에 대한 연구가 기존 분과의 연구 영역이라면 진료 시스템의 효율성, 질 향상, 의료서비스, 환자 안전 등의 연구는 입원전담전문의 고유의 영역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연구가 궁극적으로 최선의 입원 진료와 선진적 제도와 시스템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입원전담전문의제도와 급성기 병상 도입 전후 응급실 체류 기간의 감소와 재원일수 감소에 대한 가시적 효과를 국내 최초로 발표하여, 시범사업 추진과 각 병원의 입원전담전문의 도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바 있다[2]. 더불어 입원전담전문의 입장에서도 임상적 진료 이외에 지적인 돌파구 찾는 것이 직업 만족도와 업무 성과를 올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금년 초 아카데믹 호스피탈리스트를 중심으로 “제1회 The academic hospitalist 심포지엄”이 개최되었고, 입원전담전문의의 아카데믹 트랙으로의 다원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평을 받았다.

제도적 특성

자격 기준

현재는 입원전담전문의 시작 단계로서, 분과전문의를 취득하고나서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하는 비율이 더 높다. 하지만 미국과 같이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면 일반내과전문의로서, 입원전담전문의가 될 수 있다. 외과나 산부인과 등 병동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 중인 타과 전문의도 마찬가지다.

행정적 측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는 각 병원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시작되고 있다. 종합내과나 통합내과의 이름으로 일반내과분과(general internal medicine)에 속하기도 하고, 입원의학과(hospital medicine)에 속하기도 한다. 입원전담진료센터와 같이 분과가 아닌, 병원 내 센터 소속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응급실내 내과 전담의로 고용되기도 한다. 병원이 입원전담전문의 의사를 고용하는 형태나 근무 형태는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국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성장의 조건과 어려움을 겪는 이유

대한내과학회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수요를 2,000-6,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2020년 마지막 4년제 전공의 수료와 함께 전공의 수가 3/4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병원의 수요와 전문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19년 1월 현재 국내 시범사업에 등록된 입원전담전문의는 100명 이하로, 제도의 성장과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는 수가 대비 전문의 인건비가 높아 전문의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전문의 입장에서는 병원 내 위치 불확실성, 잦은 야간당직 및 중환자 진료 업무의 피로감 등으로 선뜻 이 낯선 영역에 발을 들이기가 두렵다. 본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한 근본적인 요건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장래성, 채용 안정성의 확보, 독립된 전문의로서의 의사 결정권 보장, 적정한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의 보장, 보수의 산정 등이다. 제도 정착에 대한 정부와 병원과 집행부의 의지, 학회 차원에서 본 제도의 정착을 위한 전공의 수련 과정의 조정 그리고 입원전담전문의 스스로가 병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제공하여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받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일반내과에 대한 인식 개선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기조를 근본적으로 고취하는 방법은 일반내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분과세부전문의 제도는 일정 기간 동안 수련한 전문의에 대하여 전문과목학회가 그 자격을 인정함을 의학회가 인증하는 제도이다. 세부전문의제도가 도입됨으로써, 해당 세부전문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전문과목 진료의 수준이 증가하였음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에 의하여 적법하게 취득 인정된 전문의보다 각 학회가 인증한 분과 세부전문의가 마치 상위의 자격으로 오인되어 혼동이 야기되었다. 분과별 진료가 일반적인 우리나라에서는 일반내과 진료라고 하면 질이 떨어지는 진료나 비전문적 치료라고 선입견을 가진다. 현재 일반내과외래 진료가 대부분 전공의 외래로 대체되어 진료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 선입견이 무리는 아니다.
“일반(general)”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일부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전체에 걸치는”이다. 기타의 것, 사소한 것, 급이 낮은 것이 아니다. 유사어로 “전체의, 공통적인, 보편적인”이라는 뜻이 있다. 일반내과의는 장기와 질환별로 구분된 분과 진료와 달리 환자의 인체와 질병을 통합적 시각에서 진료한다. 고령 환자, 복합 질환 환자일수록 일반내과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학회와 병원에서도 환자의 복합적 문제를 잘 다루는 유능한 일반내과의를 길러내기 위한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미국내과학회는 내과전문의 취득 후 일반내과전문의(general internist),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 분과전문의(subspecialist)로 구분하고 있고, 세 가지 경력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expert)로 인정받는다. 일반내과 의사는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T자형 인재는 한정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I자형 인재와 달리 보편적 관심과 전문가적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Rosabeth Kanter 교수는 피터 드러커의 교훈을 회상한 저널에서 “21세기에는 통합적인 사고를 증진하고 서로 다른 분야와 전문성을 뛰어넘어 협력을 이끌 수 있는 리더를 필요로 한다”라고 하였다[3].

업무 명확화(Job description)와 직업 안정성의 확보

업무 명확화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 확립과 본 제도 지속 방안의 주요 요건이다. 이의 목적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을 타과 전문의, 전공의와 구분하고, 병원과 지역사회에서의 개선된 인식을 고취하고, 입원전담의 스스로도 업무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병원마다 독립된 업무의 범위,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전공의를 대체하는 진료 인력으로 보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수가나 제도의 체계를 통하여, 학회에서는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호스피탈리스트 인증제도 검토 등을 통하여, 신분과 자격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가 문제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수가는 병동당 전문의 5인 기준 환자당 1일 수가가 2019년 1월 현재 31,590원이다. 일반입원 본인부담률이 20%이고, 산정특례 환자는 5-10%만 부담하니, 본인부담액은 6,500원 이하이다. 입원 적정 기준, 즉, 입원 의료 이용에 대한 적절성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 입원 환자에게 제공되는 회진, 질병 치료 상담, 교육 등 직접 행위와 의무기록 및 진료 계획 작성 등 간접 행위를 포함한 입원 환자의학관리료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적정 수준의 입원 환자 전문의 진료비 및 전문의 당직비에 대한 수가 결정 및 확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야간·주말 근무, 중증 환자 진료 피로도

야간, 주말 근무와 중증 환자 진료는 입원 환자 진료에 따르는 주요한 문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세대에 야간, 주말 근무는 직업 선택시 배제 조건 중 하나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실시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야간 당직의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아직 인력 확보가 충분치 않아 근무 일수가 많고 업무 강도도 세다. 시범사업에 속해 있는 대부분의 입원전담전문의는 30-40대인데, 향후 10-20년이 지나서도 지속적으로 근무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전문의이니까 전공의보다 더 오랜 시간 근무하고, 더 많은 환자를 봐야 한다는 주장은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도입하였던 본디 이유인 환자 안전과 입원 환자 진료의 질 개선을 망각한 처사이다. 정부와 병원 경영진은 야간, 주말 근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뿐 아니라, 건강 악화 등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충분한 복지, 휴식 지원 및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지원 인력 부재와 커뮤니케이션

전문 간호사와 함께 팀으로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도 있지만, 진료 보조인력의 지원이 없이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전공의-전임의-지정의 교수가 나누어 하던 상담, 치료 계획 수립과 시행, 처치 등을 한 명의 의사가 담당하고 입원 경과 작성이나 협진 작성 등 사무 작업이나 전원 어레인지, 검사 어레인지 등의 행정적인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어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마치 외래 진료 보조 없이 외래 환자를 혼자 보거나, 수술 보조 없이 수술을 혼자 시행하는 것과 같다.
입원 진료는 지정의, 자문의, 간호, 사회복지, 약제부, 입원행정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협업하여 이루어내는 성과이다. 이 안에서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 환자의 전반 상황을 관리, 감독하는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전공의 위주 입원 진료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 의사를 중심으로 조직화된 협업을 통한 입원 진료는 미진하였다고 본다. 특히 간호사-의사 간 커뮤니케이션은 개선될 필요가 있는데 다학제 팀회진(interdisciplinary team round)이나 구조화된 실무 의사소통을 입원 진료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결 론

미국 입원전담전문의의 선구자인 Rob Wachter는 “호스피탈리스트는 입원 환자에 집중하여 치료하는 의사일 뿐만 아니라 입원 진료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역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하였다[4].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 환자 진료의 전문가로 진료의 전문성 측면에서 볼 때 임상 결정 능력, 환자와의 소통 능력, 진료에 대한 책임감은 1-2년 경험의 전공의에 비할 수 없다. 전공의 중심에서 전문의 중심으로 입원 진료의 축이 변화하는 것은 과거와는 달리 고령의 복잡 질환자, 각종 만성, 종양, 면역 질환자의 증가, 다양한 시술이나 수술을 받은 환자의 증가로 인한 내과 입원 환자 진료의 복잡성, 중증도 증가에 대한 대답이며, 의료 소비자인 환자들의 의료정보 접근도가 높아지면서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입원 진료의 질을 높이고 안전한 진료를 도모하기 위하여 시작된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입원 진료의 패러다임과 환경, 인식이 개선되는데 기여하게 되길 바란다.

REFERENCES

1. Institute of Health Services Research of Yonsei University. A study on the implementation and the evaluation of Korean Hospitalist System to improve the quality of hospitalization [Internet]. Wonju (KR): 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2018. [cited 2019 Feb 24]. Available from: http://www.hira.or.kr/download.do?src=%2fshare%2attach%2fbz%2f2018%2f06%2f12%2f2%2fBZ201806123875872&fnm=%EC%9E%85%EC%9B%90+%EC%A7%88+%ED%96%A5%EC%83%81%EC%9D%84+%EC%9C%84%ED%95%9C+%EC%9E%85%EC%9B%90%EC%A0%84%EB%8B%B4%EC%A0%84%EB%AC%B8%EC%9D%98+%EB%8F%84%EC%9E%85%EB%B0%A9%EC%95%88+%EC%97%B0%EA%B5%AC%EC%9A%A9%EC%97%AD2%282%EB%8B%A8%EA%B3%84%29.pdf


2. Ohn JH, Kim NH, Kim ES, et al. An acute medical unit in a Korean tertiary care hospital reduces the length of stay and waiting time in the emergency department. J Korean Med Sci 2017;32:1917–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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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osabeth Moss Kanter. What Would Peter Say? [Internet]. Massachusetts (USA): Harvard Business Review, 2009. [cited 2019 Feb 24]. Available from: https://hbr.org/2009/11/what-would-peter-say


4. Wachter RM, Goldman L. The emerging role of “hospitalists” in the American health care system. N Engl J Med 1996;335:514–517.
crossref p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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