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 세계적으로 당뇨는 점차 늘고 있어서 20년 후에는 약 6억명의 당뇨 인구가 예측되고 있다[1]. 당뇨로 인한 합병증 중에서 당뇨신병증(diabetic nephropathy)은 신대체 치료(renal replacement therapy)를 받고 있는 만성 신 질환 환자의 절반에 이르는 원인 질환이다. 최근 혈당조절과 신대체 치료가 편리해지면서 당뇨와 신병증 자체만으로 인한 급성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는 줄고, 심혈관 질환 등의 만성 합병증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 결과 당뇨와 신병증의 유병 기간은 점차 늘고 있고 이는 개인적으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가적으로는 의료경제비용을 재난에 가까울 정도로 상승시키고 있다. 이러한 당뇨신병증의 발생과 진행기전은 고혈당으로 인한 다양한 손상 기전과 유전적 혹은 환경적 요인을 포함한 여러 인자들이 작용함으로써 당뇨신병증에의 치료적인 접근도 다양하게 이뤄져 왔다. 무엇보다 당뇨신병증의 초기 치료가 중요하며 최근 혈당조절과 혈압조절 이외에 새로운 치료약제의 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치료 효과는 단백뇨의 감소, 신 기능의 개선을 근거로 하며,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을 낮추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여러 가지 치료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혈당조절
엄격한 혈당조절은 당뇨신병증의 발생의 예방과 진행의 억제 효과가 있음이 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 (DCCT), 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 (UKPDS) 등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하여 이미 밝혀졌다[2]. 당뇨 환자에서 철저하게 혈당을 조절하는 경우에 당뇨신병증과 미세혈관합병증의 위험을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s (ACCORD) trial, Action in Diabetes and Vascular Disease: Preterax and Diamicron Modified Released Controlled Evaluation (ADVANCE) trial, Veterans Affairs Diabetes Trial (VADT) study를 통하여 엄격한 혈당조절(당화혈색소 6.5% 이하)을 목표로 한 연구에서는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당뇨신병증과 미세혈관합병증의 위험도는 낮추었으나 대혈관합병증을 감소시킬 수는 없었으며 저혈당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1]. 따라서 미세알부민뇨를 동반한 당뇨신병증 환자에서는 당화혈색소 목표를 7%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나, 진행된 당뇨신병증 환자에서는 특히 신 기능이 감소된 경우에는 7%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혈당조절은 미세알부민의 발생과 진행에 효과적으로 예방 효과가 있고 거대알부민뇨의 진행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신 기능 저하 발생시 억제 효과는 거의 없었다.
혈압조절과 레닌 엔지오텐신 알도스테론계(renin angiotensin aldosterone system, RAAS)
당뇨신병증과 고혈압은 깊게 관련되어 있다. 많은 연구 결과들은 통하여 혈압조절이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신 손상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Reduction of Endpoints in Non-insulin-dependent diabetes with the Angiotensin II Antagonist Losartan (RENAAL) study 등 결과를 토대로 하여 National Kidney Foundation-Disease Outcomes Quality Initiative (NKF-DOQI)에서는 당뇨 환자에서 알부민뇨가 30 mg/day 미만인 경우 혈압조절 목표를 140/90 mmHg 이하로 권고하고 있고 알부민뇨가 300 mg/day 이상인 경우에는 130/80 mmH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1,3-5]. 일차 치료약제로는 엔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나 엔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를 투여한다. 당뇨신병증의 발생과 진행의 예방에 ACEi의 효과가 탁월함은 1980년대 이후로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하여 밝혀져 있다. 1985년 제1형 당뇨를 대상으로 하는 Collaborative Study를 시작으로 하여,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BErgramo NEphrologic Diabetes Complications (BENEDICT) trial, Randomized Olmesartan and Diabetes Microalbuminuria Prevention (ROADMAP) study, Irbesartan Diabetic Nephropathy Trial (IDNT), RENAAL study 등 연구에서 RAAS 억제 효과가 혈압조절 이상의 신 손상 보호 효과에서 당뇨신병증 치료에 탁월함을 입증하였다[1,3]. 전통적으로 RAAS는 체내 혈압조절과 염분과 수분조절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RAAS에서 엔지오텐신 II (angiotensin II, Ang II)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당뇨신병증에서 전신적으로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각 장기 별로 국소적으로 활성화됨이 밝혀지면서 다양한 기전에 대해 추가적으로 RAAS를 차단하고자 하는 약제들이 꾸준히 개발되었다. ARB, 알도스테론 길항제(aldosterone antagonist), 레닌차단제(renin inhibitor), 엔지오텐신 전환효소 2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 ACE2) 등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합 치료가 당뇨신병증에서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신 손상 보호 효과가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기간이 길어질수록, ALiskiren Trial In Type 2 diabetes Using cardio-renal Disease Endpoints (ALTITUDE) 등의 보고와 같이 적극적인 RAAS 억제제의 치료가 오히려 고칼륨혈증과 심혈관 질환 악화의 부작용이 발생함에 따라서 이러한 합병증을 극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치료약제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는 현실이다[3].
혈청지질조절
지질 이상은 당뇨 환자에서 흔히 관찰되며 심혈관 질환과 당뇨신병증의 진행의 위험도는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실험과 연구에서는 statin 등의 항고질혈증약제가 신 손상의 예방효과가 있었으나 2,000명 이상의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of Heart and Renal Protection (SHARP) trail에서는 simvastatin과 ezetimib 투여시 주요 혈관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켰으나 신병증의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억제하지는 못하였다[4]. Prospective Evaluation of Proteinuria and Renal Disease (PLANET l) trial에서 statin은 종류에 따라서 일부 단백뇨 감소에 효과가 있고 신 기능 개선 효과는 없었다. Fenofibrate는 the Fenofibrate Intervention and Event Lowering in Diabetes (FIELD) study에서 심혈관 질환과 단백뇨를 감소시켰으나 말기 신부전 발생은 억제하지 못하였다. 또한 ACCORD LIPID trial에서는 fenofibrate와 statin과의 병합 치료가 statin 단독 치료와 비교하여 어떠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는 낮추지 못하였다. 오히려 신 기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보였다[1,4].
새로운 치료약제
SGLT2 억제제
신장의 근위세뇨관(proximal tubule)에 존재하는 sodium/glucose cotransporter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조절과 신 손상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약제로 알려져 있다. 심장과 신장에 보호효과가 알려졌으며 기존의 당뇨조절약제와 비교하여 체중 감소 효과와 혈압 강하 효과의 장점이 있다. 단백뇨를 동반하는 제2형 당뇨 환자에서 dipeptidyl peptidase-4 (DPP-4) 억제제와 병합 치료 등 임상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1].
DPP-4 억제제와 glucagon-like peptide (GLP)-1 작용제
새로운 제2형 당뇨약제로 개발된 약제들이 당뇨신병증에서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장내 호르몬 incretin인 GLP-1과 수용체의 감소가 손상 기전에 관여한다고 밝혀졌다. DPP-4 억제제는 GLP-1의 분해를 억제하여 혈청 GLP-1의 농도를 상승시킨다. GLP-1 작용제는 GLP-1 수용체를 자극하여 당뇨신병증의 신 손상 기전을 호전시킨다.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염증 반응을 억제시키고 단백뇨를 감소시킨다[1].
Vitamin D receptor agonists (VDRA)
칼슘와 인조절에 관여하는 vitamin D receptor의 역할은 당뇨신병증에서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다. RAAS, FGF23/Klotho, Wnt/β-catenin 등 당뇨신병증 손상 기전에서 중요한 항염증 반응을 통하여 단백뇨를 감소시키는 내용이 보고되었고, vitamin D receptor activator for albuminuria lowering (VITAL) trial을 통하여 신 손상 진행에서 보호 효과가 보고되었다. 제2형 당뇨 환자에서 저염식사와 VDRA 투여를 함께하는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2].
Mesenchymal precursor inhibitors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은 당뇨신병증에서도 피해가지 않았다. Mesenchymal stem cell은 다양한 근육세포, 뼈세포, 지방세포, 연골세포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는 세포이다. 현재 진행중인 제2형 당뇨 환자에서는 신병증의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면역학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치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1].
Rho kinase inhibitors
Rho GTPases와 아래 단계의 serine-threonine Rho-associated kinase (ROCKs)는 최근 당뇨신병증에서 연구되고 있는 물질이다. 동물 연구에서 혈압조절과 상관없이 신 보호 효과가 밝혀졌고 hypoxia-inducible factor-1 (HIF-1)을 조절하여 항염증효과와 단백뇨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으나 진행되는 임상 연구는 아직 없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