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 Med > Volume 90(2); 2016 > Article
재발성 공장염으로 나타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1예

요약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은 보체 매개성의 만성 혈관내 용혈, 야간 혈색소뇨, 혈전증, 골수부전을 특징으로 하는 매우 드문후천적 조혈모세포 질환이다. 혈전증에 의한 위장관 허혈증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의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 성인에서 이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었다. 저자들은 재발성 공장염을 보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공장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드문 원인 중 하나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Abstract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is a rare acquired hematopoietic stem cell disorder characterized by chronic complement-mediated intravascular hemolysis, nocturnal hemoglobinuria, predisposition to thrombosis and secondary bone marrow failure. Small bowel ischemia is a complication of PNH but has not been reported to date in a Korean adult. We report here a case of PNH presenting as recurrent jejunitis. Despite the uncommon etiology, PNH should be considered in the differential diagnosis of patients with unexplained recurrent jejunitis.

서 론

공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는 혈관염, 베체트병, 크론병, 세균 및 기생충 감염, 독소, 약물, 방사선 조사, 장허혈, 호산구 침윤, 림프종 등이 있으며 드문 원인으로는 졸링어-엘리슨 증후군(Zollinger-Ellison syndrome), 복강 스프루(celiac sprue) 등이 있다[1,2]. 공장염은 병력 청취, 신체검사, 혈액검사, 내시경 및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대부분 원인 감별이 가능하지만 원인을 찾기 어려운 공장염도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저자들은 재발성 공장염을 보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환 자: 한OO, 31세 남자
주 소: 반복되는 심한 복통
현병력: 3일 전부터 지속되는 이전과 동일한 양상의 심한 복통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과거력: 중증재생불량빈혈(severe aplastic anemia)로 진단받고 추적관찰 중으로 사람백혈구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이 일치하는 공여자가 없어 조혈모세포이식은 받지 못하였으나 면역억제 치료 후 혈액학적으로 호전된 상태였다. 2년 전부터 동일한 양상의 복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였고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과 소장내시경에서 공장염 재발소견을 보였으나 그 원인은 불명확하였다.
사회력 및 가족력: 특이병력은 없었다.
신체진찰 소견: 내원 당시 혈압 112/66 mmHg, 맥박 76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7℃였으며 피로감, 전신 쇠약감을 호소하였다. 복부진찰에서 장음은 감소되어 있었고 좌상 복부에 압통이 있었으나 반발압통은 없었다. 장기비대소견은 없었고 종괴는 촉지되지 않았다. 구강 궤양, 피부 자반은 없었다.
검사실 소견: 말초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19,210/mm3와 C-반응단백 23.21 mg/dL로 상승되어 있었고, 혈색소 14.1 g/dL와 혈소판 155,000/mm3로 정상범위였다. 혈액응고 검사, 생화학 검사는 모두 정상 범위였다. 육안적 혈뇨 소견은 없었으며 소변 검사에서도 특이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혈청학적 검사에서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ANA), 항호중구세포질항체(anti 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ANCA), 관절염인자(rheumatoid factor, RF) 검사와 기생충 검사, 결핵 검사,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검사,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검사, 헤르페스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영상 검사 소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근위부 공장에 심한 분절성 부종이 관찰되었다(Fig. 1A and 1B). 소장내시경에서 근위부 공장에 이전과 동일한 양상의 미만성 점막 발적, 부종, 다발성 미란, 궤양 등이 관찰되었으며 정상 부위와 이환 된 부위의 경계가 뚜렷하게 구분되었다(Fig. 2A and 2B). 혈관조영술에서 복강혈관내 혈전을 시사하는 소견은 없었다.
병리조직학적 소견: 공장 조직검사에서 급성 염증세포의 침윤만 관찰되었다.
치료 및 경과: 환자는 금식을 유지하며 수액과 항생제를 투여하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었다. 재발성 공장염에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진단적 개복술(explo-laparotomy)을 고려하던 중 재생불량성빈혈에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유세포분석 검사(flow cytometric analysis)를 시행하였고 과립구(FLAER/CD24 deficiency:32.0%)와 적혈구(CD59/CD55 deficiency:23.3%)에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클론(clone)이 동정되어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으로 진단되었다. 치료를 위해 prednisolone과 warfarin 복용을 시작하였으나 공장염이 재발하여 혈관내 용혈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에쿨리주밥(eculizumab)을 투여하였고 이후 시행한 소장내시경에서 근위부 공장의 점막 병변은 호전되었다(Fig. 2C). 환자는 공장염 재발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은 혈관내 용혈, 야간 혈색소뇨, 혈전증, 골수부전을 특징으로 하는 후천적 조혈모세포질환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은 phosphatidylinositol-glycan complementation class 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glycosylphosphatidylinositol (GPI) 생성의 장애가 발생하여 적혈구 막을 보호하는 중요한 방어 단백인 GPI-anchor protein (CD55, CD59)이 적혈구 막에 결합하지 못하게 된다[3,4]. 이로 인하여 보체 공격으로부터 취약해진 적혈구가 쉽게 용혈되어 적혈구내 유리 혈색소 등이 혈장에 유리되어 생명을 위협하는 혈전증, 만성 신장질환, 폐고혈압, 장기손상, 허혈성 장질환, 간부전 등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5]. 전통적으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의 진단에 사용되었던 산성화혈청용해시험(ham test)이나 자당용해시험(sucrose hemolysis test)은 민감도가 낮고 정량분석이 어려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현재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고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유세포분석기를 이용하여 GPI-anchor protein 결핍 세포를 측정함으로써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을 진단한다. 혈액 내 2개 이상의 계열세포에서, GPI-anchor 단백에 대한 2개 이상의 단일클론항체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CD59에 대한 단일클론항체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과립구에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클론의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 민감도 및 특이도가 높다. 적혈구만을 검사하면 최근의 용혈이나 수혈로 위 음성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혈전증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과 관련된 사망원인의 40-67%를 차지하는 중요한 임상소견이다. 혈전증은 20-40%의 환자에서 발생하며 일반인에 비해 150배 이상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심부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고, 비전형적인 동맥과 정맥 부위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환자의 약 20%에서는 반복적 복통을 경험하는데, 이러한 복통은 혈전증과 내장 근육의 긴장이상 및 연축으로 인한 장허혈로 인해 발생한다[6]. 만성적인 혈관내 용혈은 일산화질소(nitric oxide, NO)의 고갈을 유발하고 혈관 내 상피세포의 손상 및 혈소판의 활성화를 초래하여 혈전증을 일으킨다. 1966년 Blum and Gardner [7]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환자들에서 혈전으로 인한 소장경색이 발생하여 개복 및 장절제를 시행했던 것을 최초로 보고한 이후 9건의 소장 허혈이 추가로 보고되었다. 본 증례에서 환자의 반복적인 공장염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과 연관된 미세혈전과 장허혈이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공장 조직검사에서 미세혈전이 관찰되지 않았는데, 혈전이 부분적으로 분포한다면 직접적으로 관찰되지 않을 수도 있다[8]. 재생불량빈혈 환자의 약 10%에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재생불량빈혈 환자에서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혈뇨, coombs 검사 음성인 용혈빈혈, 설명되지 않는 혈전증, 용혈을 동반한 복통, 피로감,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에 대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9].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의 고식적 치료는 적혈구 수혈과 스테로이드, 항응고제, 진통제, 수액 등의 약물 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만성 용혈을 치료하지는 못하였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유일한 완치법이나, 사망을 포함하는 이식과 관련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고식적 치료와 달리 eculizumab은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의 근본적 병태생리인 보체 매개 만성적 혈관내 용혈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약제이다. Eculizumab은 말단보체인 C5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성을 가진 제제로 2007년 미국 FDA 승인 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Eculizumab은 투여 직후부터 혈관내 용혈을 억제하기 시작하며 투여 중에는 억제가 유지된다. 혈관내 용혈 감소와 더불어 eculizumab 투여 후 혈전증 발생이 85%까지 감소하였다[10].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환자에서 혈전증과 연관된 허혈성 장염이 발생한 경우 일반적으로 금식, 수액 및 항생제 투여 등 보존적 치료가 권고되나 혈전증의 범위가 광범위하거나 장의 괴사가 발생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재발성 공장염으로 나타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환자의 증례를 보고하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공장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였을 때 장 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이전에 가능한 감별 질환에 대한 충분한 재평가가 필요하며 드문 원인 중 하나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REFERENCES

1. Wada F, Murase K, Yoshio Y, et al. Chronic nonspecific jejunitis -A case report-. Acta Med Nagasaki 2000;45:53–56.


2. Gunasekaran TS, Berman J, Gonzalez M. Duodenojejunitis: is it idiopathic or is it Henoch-Schönlein purpura without the purpura? J Pediatr Gastroenterol Nutr 2000;30: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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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akeda J, Miyata T, Kawagoe K, et al. Deficiency of the GPI anchor caused by a somatic mutation of the PIG-A gene in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Cell 1993;73:70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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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Blum SF, Gardner FH. Intrestinal infarction in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N Engl J Med 1966;274:1137–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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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Young NS, Meyers G, Schrezenmeier H, Hillmen P, Hill A. The management of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recent advances in diagnosis and treatment and new hope for patients. Semin Hematol 2009;46(1 Suppl 1):S1–S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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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uted tomographic findings of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associated jejunitis. (A) Coronal view and (B) transverse view of computed tomography showed segmental layered wall thickening involving the proximal jejunum (white ar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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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Endoscopic findings of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associated jejunitis. (A, B) Multiple erosions, ulcerations and diffuse bluish mucosal edema were noted on the proximal jejunum. (C) Mucosa of the proximal jejunum wall was normalized after administration of eculizum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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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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