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결핵성 심낭염(tuberculous pericarditis, TPE)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으로 국내 보고에 따르면 심낭염중 결핵성인 경우의 빈도가 20-51.2%로 국외 보고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1-
4]. 진단은 심낭천자에서 얻은 심낭액에서 결핵 세포진 검사와 심낭 생검으로 확진할 수 있지만, 이상의 방법을 통해 확진하지 못한 경우 심낭액의 생화학적 검사가 결핵 진단의 보조적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유용한 심낭액 생화학적 검사로 ADA (adenosine deaminase)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는 검사방법이 비교적 용이하고 높은 진단적 감수성과 특이성을 가지고 있으며[
2,
5,
6], 또한 여러 연구에서 결핵성 심낭염의 진단에 유의한 ADA 제한치(cut-off value)도 40-60 IU/L으로 보고하고 있다[
1,
6].
그러나 ADA치는 낮지만(25.6 IU/L) 심낭 생검에서 만성 육아종성 병변이 발견되어 결핵성 심낭염으로 진단된 경우도 있고[
1], ADA가 40 IU/L으로 결핵성 심낭삼출로 의심되었지만 심낭 중피종(malignant pericardial mesothelioma)이 진단된 경우도 있어[
7], 전적으로 ADA 수치만으로 결핵성 심낭염을 진단하는 데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1,
5].
악성 심낭액(malignant effusion)과 갑상선 기능저하증(hypothyroidism)에서 단핵구(monocyte) 백분율이, 류마티스 심낭액과 세균성 심낭액에서는 호중구 백혈구(neutrophil leukocyte) 백분율이 높은 것[
5]과 달리 결핵성 심낭염에서는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이 높았다[
8,
9].
흉막액(pleural effusion)의 검사에서 포도당 수치가 낮을수록 결핵성 흉막액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10]. 결핵성 심낭염의 심낭액의 조사에서는 포도당 수치는 통계학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다른 군에 비하여 가장 낮았다고 보고되었다[
1].
결핵성 심낭염의 네 가지 병리학적 단계 중 초기에는 과립백혈구 증가증(polymorphonuclear leukocytosis)이 발생되며 [
8] 이에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의 진단적 가치가 감소될 수 있어, 림프구 백분율 단독보다는 심낭액의 다른 기본적 생화학 검사(예를 들어 포도당 수치)와의 조합을 고려할 수 있다.
이에 저자들은 심낭천자를 시행하여 심낭액을 얻을 수 있었던 환자를 대상으로 결핵성 심낭염 진단유무에 따라 결핵성 심낭염군(Tuberculous Pericarditis group)과 비 결핵성 심낭염군(Non-tuberculous Pericarditis group) 두 군으로 분류하고, 결핵성 심낭염 진단에 있어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을 포함한 기본 심낭액 생화학(basic pericardial biochemical) 검사 지표 (parameter)의 진단 가치 유무를 파악하고, 심낭액에서 림프구 백분율과 포도당 수치를 조합한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고 찰
결핵성 심낭염(tuberculous pericarditis, TPE)은 서구에서는 0-2%로 드문 질환이나[
4],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흔한 질환이다[
1-
4]. 본원을 방문하여 결핵성 심낭염으로 진단하고 치료한 환자도 23.8%로 국내의 다른 보고들과 비슷하였다.
ESC guideline에 따르면 결핵성 심낭염(TPE)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을 위해 항산성 염색(acid fast staining), 결핵균배양(mycobacterial culture) 또는 형광 성장 감지(radiometric growth detection), ADA (adenosine deaminase), 인터페론감마(interferongamma), 심낭 리소자임(pericardial lysozyme), 중합효소연쇄반응(PCR) 분석 등을 할 수 있다고 했다[
5,
13]. Levy 등[
15]은 비결핵성 심낭염 감별을 위하여 바이러스 및 세균 중합효소연쇄반응를 시행하여 총 106명의 심낭염 환자에서 7명의 바이러스성 심낭염, 4명의 세균성 심낭염을 진단하였다. Park 등[
16]은 결핵성 심낭염(TPE)의 경우 실제 심낭 삼출액에서의 결핵균 배양률도 낮아 심막 조직 검사(pericardial biopsy)을 이용하여 진단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비교하였으나 심낭액으로 시행한 다른 실험실 검사보다 심막 조직검사(pericardial biopsy)의 우월성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Kim 등[
1]은 도말 검사와 배양 검사의 민감도가 낮은 현실에서 심낭액 ADA를 기준으로 한 결핵성 심낭염의 진단은 매우 유용한 방법으로 사료된다고 하였다[
6]. 저자들의 경우도 결핵성 심낭염(TPE) 진단에 심낭액 인터페론감마, 심낭리소자임(pericardial lysozyme), 심막 조직 검사는 시행하지 못하였으나, 심낭액 ADA를 진단에 유용한 지표로 사용하였다. 결핵균 핵산증폭검사(TB-PCR)는 일부 환자들에 대하여 시행되었고, 양성자는 없었다. 바이러스 및 세균성 심낭염 감별을 위한 바이러스 및 세균 중합효소 연쇄반응은 시행하지 못하였으나, 세균 배양 검사는 시행되었고 양성자는 없었다.
Adenosine deaminase (ADA)는 퓨린 대사(purine metabolism)에 관여하는 효소로 주로 T임파구에서 검출되며 한 연구에 따르면 결핵성 심낭염(TPE)에 약 10-303 IU/L 정도의 농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11,
13]. 연구에 따라 제한치는 40-60 IU/L로 다양하다[
1,
6,
13]. 본 연구 4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ROC 곡선 결과 심낭액 ADA 제한치는 48.5 IU/L로 민감도 90.0%, 특이도 87.5%이며
p 값은 0.001 미만으로 이전 연구[
1,
6,
13] 결과들과 유사하였다. 결핵성 심낭염군(Tbc.)에서 심낭액 ADA의 평균은 96.3 IU/L, 표준편차는 ± 54.1 IU/L로 10-303 IU/L를 벗어나지 않았다[
11,
13].
그러나 결핵성 심낭염(TPE)과 관계없이 특정질환(예, 림프종)에 ADA 상승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6], 이는 ADA치가 T-임파구의 활성에 의존하므로 면역 저하 상태나 면역 자극상태에 따라 높거나 낮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1]. 이로 인해 전적으로 심낭액 ADA치만으로 결핵성 심낭염(TPE)을 진단하는 데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1]. ADA치에 대한 인간 면역 억제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영향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12], 본 연구에서 이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하였다.
Reuter 등[
12]은 결핵성 심낭염군(Tbc., n = 142)과 비결핵성 심낭염군(Non-Tbc., n = 61)을 비교하여 결핵성 심낭염군(Tbc.)에서 상대적으로 심낭 단백질(pericardial protein), 심낭 림프구 백분율(percentage of lymphocyte in pericardial fluid)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 Mann-Whitney test 결과 결핵성 심낭염군(Tbc.)에서 상대적으로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 수치가 통계학적으로 높았으나(
p = 0.013), 두 군 간에 심낭액 단백질 수치의 차이는 없었다(
p = 0.475)(
Table 3). ROC 곡선 시행 결과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의 제한치는 73.5%로 민감도 70.0%, 특이도 71.8%였다. 단순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 ≥ 73.5% (OR 5.96; 95% CI 1.26-28.28;
p = 0.025)는 통계적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 ≥ 73.5% (OR 4.02; 95% CI 0.45-35.90;
p = 0.212)은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Table 4).
흉수(pleural effusion)의 화학적 검사에서는 흉수 포도당 수치가 낮을수록 원인이 결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였으나[
10], 심낭액의 포도당 수치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본원 42명을 대상으로 한 심낭액 포도당 수치도 ROC 곡선, 교차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심낭액 림프구 백분율(%)을 분자로, 심낭액 포도당(mg/dL)을 분모로 한 새로운 지표 %Lymph (p)/Glucose (p) (심낭액림프구-포도당 비, 심낭액 백혈구 중 림프구 백분율을 심낭액 포도당 수치로 나눈 값; 단위, %ㆍdL/mg)에 대하여 분석해보았다. 단순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의 OR 19.80,
p = 0.008로(
Table 5) %Lymph (p)의 OR 5.96,
p = 0.025보다 상대적인 통계적 유의성이 높았다(
Table 4). 심낭액 ADA (
Table 3), 악성종양 과거력 유무(
Table 1)를 포함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OR 20.39; 95% CI 1.06-392.93;
p = 0.046), ADA (p) ≥ 48.5 IU/L (OR 44.24; 95% CI 2.85-686.97;
p = 0.007) 두 지표가 통계학적 유의하게 진단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5). 실제로 ADA (p) ≥ 48.5 IU/L,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두 지표를 동시에 만족하는지 유무에 대한 교차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양성예측도(PPV), 특이도(Sp)도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단독, ADA (p) ≥ 48.5 IU/L 단독으로 적용하였을 때보다 두 지표를 병합하여 적용하였을 때 가장 높았다(
Table 6).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그리고 ADA (p) ≥ 48.5 IU/L인 환자 10명 중 8명이 결핵성 심낭염(TPE)으로 ADA (p) ≥ 48.5 IU/L 단독,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단독인 경우 각각 13명 중 9명, 19명 중 9명보다 결핵성 심낭염(TPE) 진단비율이 높았다. 비결핵군(Non-Tbc.) 32명에 대하여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또는 ADA (p) < 48.5 IU/L인 30명이 비결핵성 심낭염(NTPE, Non-Tuberculous Pericarditis)으로 ADA (p) ≥ 48.5 IU/L 단독, %Lymph (p)/Glucose (p) ≥ 0.678%ㆍdL/mg 단독인 경우 각각 28명, 22명보다 비결핵성 심낭염(NTPE) 진단 비율이 높았다. 이와 같이 두 기준을 같이 사용하였을 때가 단일 기준(심낭액 ADA)일 때보다 검사 양성시 결핵성 심낭염(TPE) 가능성, 비결핵성 심낭염시 검사 음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최근 심낭액 LDH (lactate dehydrogenase)와 혈청 LDH과의 비율(P/S LDH ratio)의 진단적 가치가 언급되었으나[
17], 본원 환자들의 심낭액 LDH와 혈청 LDH의 측정시기가 24시간 이상 차이 있는 경우가 많아 분석을 시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심낭액 LDH 수치와 결핵진단유무에 대한 교차분석을 시행하였다. 결과는
p = 0.118로 통계학적 의미는 없었다.
본 연구는 본원을 방문하여 심낭 천자술을 받은 경우로 제한하였기 때문에 심낭액 환자 모두를 대표할 수는 없다. 결핵성 심낭염(TPE)의 환자수가 10명으로 통계학적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 또한 결핵성 심낭염(TPE)과 비결핵성 심낭염(NTPE)을 구분하기 위한 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정보편견(information bias)의 발생을 생각할 수도 있다[
18]. ADA (p)에 대한 Glucose (p), %Lymph (p)/Glucose (p)의 상관관계에서 각 분석마다 1-2명의 동떨어진 수치들로 인해 결과값이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igs. 2 and
3).
단변량분석결과에 따라 다변량분석 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DA (p), %Lymph (p)/Glucose (p), 악성과거력유무 이외의 다른 요인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나이, 성별, 악성 과거력유무 이외의 기저질환은 단변량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Table 1).
본원에서는 결핵성 심낭염 진단기준에 앞서 서론에서 언급하였던 심낭천자에서 얻은 심낭액의 결핵 세포진 검사를 포함하였으나, 본원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심낭 생검을 제외하였고, 확진(definite diagnosis)를 위한 충분한 검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5,
13,
15]. Mayosi 등[
8]은 심낭액에서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MTB)의 존재가 입증되는 경우 확진(definite tuberculous pericarditis)이라 정하였고, 그 이외의 검체(예를 들어 흉수)에서 결핵균의 존재하거나 임상적으로 의심되어 투여된 항결핵제에 지속적인 임상호전이 있는 경우 결핵성 심낭염(TPE) 가능성이 있어(probable tuberculous pericarditis) 진단기준에 포함시켰었다. 그 이외의 논문에서도 임상적 판단하에 투여된 항결핵제에 지속적인 임상호전이 있을 경우를 결핵성 심낭염(TPE)으로 진단하였다[
11-
13,
19]. Park 등[
16]의 연구에서 조직학적으로 결핵이 확진된 15예 중 10예(66.7%)에서 평균 23개월간 추적검사상 임상증상의 호전과 흉부 방사선 촬영이나 심초음파도상 심낭삼출의 완해를 볼 수 있었고, 조직 검사상 결핵이 확진되지는 않았으나 경험적으로 항결핵요볍을 시행한 경우를 살펴 보면 조직 검사상 만성 염증소견을 보였던 19예와 섬유화 소견을 보였던 7예의 26예 중 18예(69.2%)에서 완해를 보여 실제적으로 결핵을 확진하고 나서 치료를 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을 때 그 경과에 있어서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한 연구에서 심낭액 LDH의 진단적 가치[
17]를 언급한 것과 같이 본 논문은 결핵성 심낭염(TPE) 진단에 있어 심낭액림프구-포도당 비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결핵성 심낭염(TPE)의 진단을 결정하는 데 있어, 이 심낭액 림프구-포도당 비라는 지표가 도움이 되는지 유무를 재평가해야 한다. 향후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심낭액 ADA, 심낭액 림프구-포도당 비를 병합하여 적용하였을 때가 각각 단독으로 사용하였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양성예측도, 특이도를 보이고 통계적 유의성이 있다면 항결핵약제 투여 전 결핵성 심낭염을 확인하는데 심낭액 림프구-포도당 비가 참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