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신장 이식 대기자에 비해 장기 공여자의 수는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국내에서도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말기 신부전 환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신장 이식 대기자 수도 해마다 증가하여 2009년에는 8,488명에 이르고 있다[
1].
신이식 수요의 증가에 따라 예전에는 공여자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던 뇌사자에 대해서도 이식을 고려하고 있다. 선택 기준을 넓힌 확대된 공여자 선택기준을 적용하여 공여자 부족을 해결하려는 시도이다. 최근 많은 연구에서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이식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확장 범주 공여자의 기준은 연구에 따라 다르다. 국립장기이식센터(Korean Network for Organ Sharing, KONOS)에서는 확장범주 공여자의 기준으로 공여자의 나이가 60세 이상, 심정지 공여자, 저혈압이 3회 이상, 혈청 크레아티닌이 3 mg/dL 이상 또는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60 mL/min 이하, 2회 이상의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이상이었던 다섯 가지의 경우 중 한 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2]. 미국장기이식센터(United Network for Organ Sharing, UNOS)에서는 공여자의 나이가 60세 이상인 경우, 나이가 50세에서 59세이면서 고혈압이 있거나, 뇌사의 원인이 뇌혈관 질환인 경우 또는 장기 적출 전 마지막 혈청 크레아티닌이 1.5 mg/dL 이상인 경우 중 두 가지 이상을 동반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3,
4].
Nyberg 등[
5]은 뇌사자의 나이, 뇌사자의 고혈압 유무와 이환 기간, 장기 적출 전 마지막 크레아티닌 청소율, 인백혈구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HLA) 불일치 개수 그리고 뇌사의 원인에 따라 뇌사자의 점수체계를 만들어 확장 범주 공여자와 표준 범주 공여자를 정의하였다. 그리고 Ojo 등[
6]은 확장 범주 공여자의 기준으로 공여자의 나이가 55세 이상, 공여자의 고혈압 병력기간이 10년 이상, 공여자의 당뇨 병력기간이 10년 이상, 심정지 공여자 그리고 냉허혈 시간이 36시간을 넘는 경우의 다섯 가지 기준 중 한 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를 확장 범주 공여자로 정의하였다. 이처럼 확장 범주 공여자의 정의는 보고에 따라 다양하며, 특히 UNOS 기준에 따른 확장 범주 공여자의 신장 이식 성적은 표준 범주와 비교하였을 때 이식 후 신장 기능과 생존율에서 차이가 있다는 많은 보고가 있다[
7-
10]. 하지만 KONOS에 의한 확장 범주 공여자의 기준에 따른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 변화와 이에 따른 이식 성적에 대한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본 연구에서는 본원에서 시행한 사체 신이식을 대상으로 신이식 수술 후 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공여자의 위험인자를 알아보고자 하였고, KONOS에 의한 기준과 그 외의 여러 가지 기준에 따른 사체 신이식 수술 후 이식신 기능을 후향적으로 비교해 보았다. 또한 KONOS 기준에 따라 공여자를 구분한 뒤 이식신과 환자 생존율을 분석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상 환자
2003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시행한 81예의 뇌사자 신장 이식 수술 중 뇌사자 정보가 누락된 4예를 제외한 77예를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방법
뇌사 환자와 수혜자들의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후향적 분석을 시행하였다. 공여자 및 수혜자의 신장 기능은 아래와 같이 나이에 따라 12세 이상인 경우는 Cockcroft-Gault 공식으로, 12세 미만인 경우는 Schwartz 공식으로 계산하였다.
(× 0.85 in female, Age [yr], Weight [kg], Serum creatinine [mg/dL])
(k = 0.55 in child or adolescent girl, 0.70 in adolescent boy, Height [cm], Serum creatinine [mg/dL])
이식신 기능 부전(delayed graft function, DGF)은 수술 후 7일 이내에 투석 치료를 필요로 했던 경우로 정의하였다. 이식신 기능 소실은 유지 투석 치료를 시작했거나, 환자가 사망한 시점으로 정의하였다.
장기 적출 전 크레아티닌 청소율, 뇌사자의 나이, 고혈압 병력 및 이환 기간, HLA 불일치 개수 및 뇌사자의 사망 원인에 따른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의 변화를 수술 후 1개월, 6개월, 12개월, 24개월 그리고 36개월의 시점에서 비교하였다. 또한 KONOS, UNOS 그리고 Nyberg 등의 확장 범주 공여자 정의에 따라 두 집단의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을 비교하였고, 이식신 및 환자 생존율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고 찰
이상적인 신이식 공여자의 선택 기준은 나이가 16세에서 45세 사이, 냉허혈 시간이 24시간 이하, 전신적인 감염이 없고, 악성 종양이 없는 경우, 당뇨나 고혈압이 없고,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가 1.3 mg/dL 이하 등으로 알려져 왔다[
11]. 하지만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예전에는 장기 공여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뇌사 공여자에 대해 확장 범주 공여자의 개념을 도입하여 장기 공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2002년에 UNOS에서는 뇌사자의 나이가 60세 이상인 경우나, 나이가 50세에서 59세이면서 고혈압인 경우, 뇌사의 원인이 뇌혈관 질환인 경우 또는 장기 적출 전 마지막 혈청 크레아티닌이 1.5 mg/dL 이상인 경우 중 두 가지 이상을 동반한 경우로 확장 범주 공여자를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이식 대기자들은 이식 대기 명단에 등록하면서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 이식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미리 결정을 하여 이식 대기 기간을 줄이고 있다[
12]. 많은 연구에서 UNOS의 정의에 따른 이식신 및 환자 생존율이 확장 범주 공여자에서 의미있게 낮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Nyberg 등[
5]은 공여자의 나이가 많거나,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낮은 경우, 공여자가 고혈압 병력이 있고, 그 이환 기간이 긴 경우, HLA 불일치 개수가 많은 경우 혹은 공여자가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경우에서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이 좋지 않고, 이에 따른 이식신 생존율도 확장 범주 공여자 집단에서 낮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 이식 성적이 표준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이식보다 좋지 않지만, 투석 치료를 계속하면서 표준 범주 공여자로부터 이식 기회를 기다리는 경우보다는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 이식을 받는 것이 더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또한 투석 치료를 하는 경우보다 삶의 질이 좋다는 점이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 이식에 대한 타당성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10,
13-
16].
KONOS에서는 다섯 가지 기준으로 신장 공여에 대한 확장 범주 공여자를 정의하고 있다. 그 중 나이, 크레아티닌 청소율 및 심정지 뇌사자에 대한 항목은 다른 연구에서도 이미 확장 범주 공여자의 항목으로 정의하고 있다. 뇌사자의 저혈압 병력이 3회 이상이었거나, 단백뇨가 2회 이상 있었던 경우에 대한 정의는 KONOS에만 존재하는 확장 범주 공여자의 항목이다. Ojo 등[
6]은 확장 범주 뇌사자를 정의하면서 나이와 고혈압 병력 그리고 심정지 환자를 항목에 포함시켰고, 그 외에도 뇌사자의 당뇨병력이 10년이 넘거나 냉허혈 시간이 36시간이 넘는 경우를 확장 범주 공여자로 정의하여 두 집단에서 이식신 생존율에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공 등[
17]이 2001년에 확장 범주 공여자를 공여자의 나이, 뇌사자가 집중 치료실에 머물렀던 기간, 고혈압 병력, 심폐소생술을 20분 이상 시행했던 경우, 저혈압이 있었던 경우, 고용량의 강심제를 사용했던 경우, 혈청 크레아티닌이 2.5 mg/dL 이상이었던 경우 그리고 냉허혈 시간이 12시간을 넘는 경우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이식신 생존율에 영향을 미쳤던 인자가 심폐소생술을 20분 이상 시행한 경우, 저혈압이 있었던 경우, 혈청 크레아티닌이 2.5 mg/dL 이상이었던 경우로 보고하였으나, 다변량 분석에서는 이식신 생존율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박 등[
18]은 2009년에 Nyberg에 의한 뇌사자 점수 체계를 이용하여 이식 수술 후 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확인하였고, 확장 범주 공여자군에서 2년 후의 사구체 여과율이 낮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 뇌사자의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따른 이식 후 신장 기능을 살펴보면 KONOS의 기준에 따라 60 mL/min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60 mL/min 이상인 군에서 수술 후 36개월까지의 변화에서 신기능이 더 높게 유지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Nyberg 등[
5]은 뇌사자의 수술 전 신장 기능을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따라 < 50, 50~74, 75~99, ≥ 100의 네 집단으로 나누었고, 수술 전 공여자의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높을수록 수술 후 6개월째의 수혜자의 신장 기능이 좋았다고 보고하였다.
뇌사자의 나이에 따른 이식 후 신장 기능 변화는 많은 연구에서 뇌사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신장 기능이 좋지 않다고 보고하고 있다[
12,
19-
21]. 나이에 대한 기준은 연구에 따라 다양한데, Chavalitdhamrong 등[
22]은 공여자의 나이를 50~59세, 60~69세, 70세 이상으로 나누었을 경우, 70세 이상에서 이식 1년 후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유의하고 높았고, 이식신과 환자 생존율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보고하였다. KONOS나 UNOS에서는 60세 이상을 확장 범주 공여자로 정의하고 있고, Nyberg 등[
5]은 이를 좀더 세분화하여 30세 미만인 그룹에서부터 70세 이상인 그룹까지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60세 이상의 뇌사자 수가 적어서 나이에 따른 분류는 Nyberg 등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분석을 시행하였고, 뇌사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신장 기능이 낮음을 알 수 있었다.
UNOS에서는 확장 범주 공여자의 기준으로 뇌사자의 고혈압 병력이 있는 경우가 포함되어 있고, Port 등[
23]은 이 기준에 따라 공여자에서 고혈압이 있을 경우 이식신 소실의 위험도가 높고, 이 경우 3년까지의 이식신 생존율이 낮다고 보고하였다. Ojo 등[
6]은 뇌사 공여자의 고혈압 이환 기간이 10년이 넘는 경우를 확장 범주 공여자의 기준으로 포함시켰고, 이 경우 이식신 생존율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보고하였다. Nyberg 등[
5]은 이를 좀 더 세분화하여 고혈압이 없었던 경우와 고혈압이 있었던 경우 중 이환 기간이 5년 미만인 경우와 5년 이상인 경우로 나누어서 기준을 정의하였고, 고혈압의 유무가 이식 6개월 후의 신장 기능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하였다. KONOS의 확장 범주 공여자 정의에는 뇌사자의 고혈압 병력 유무에 따른 기준은 없으나, 본 연구에서도 뇌사자의 고혈압 병력이 있었던 집단에서 수술 후 신장 기능이 낮음을 알 수 있었다. 고혈압의 이환 기간이 길수록 수술 후 신장 기능이 낮았으나, 통계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았고, 이는 적은 표본수에 의한 결과로 생각된다.
HLA 불일치 개수가 많을수록 이식 후 신장 기능과 이식신 생존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5]. 본 연구에서는 HLA 불일치 개수에 따라서 이식 수술 후 크레아티닌 청소율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박 등[
18]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의 뇌사자 신장 이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HLA 불일치 개수에 따라서는 6개월째 이식신 기능에 차이가 없어 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연구 대상의 수가 적었던 것과 짧은 추적기간 및 면역 억제 치료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뇌사자의 사망 원인이 뇌혈관 질환일 경우 DGF 발생 빈도가 높고[
24], 수술 후 이식신 기능과 이식 신 생존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19,
23]. 본 연구에서도 뇌사자의 사망 원인이 뇌혈관 질환인 군에서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이 좋지 않았다.
공여자의 인자에 따른 확장 범주 공여자의 정의는 연구에 따라 다양하다. 대부분 UNOS에 의한 기준에 따라 뇌사자의 수술 전 인자와 이에 따른 확장 범주 공여자에 대한 수술 후 성적을 보고하고 있다[
7-
9,
13,
23]. Nyberg 등은 이러한 기준을 점수화하여 확장 범주 공여자와 표준 범주 공여자로 구분하였고, 이후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기준에 따라 이식 후 신기능에 차이가 있음을 보였다[
18,
19,
25]. UNOS와 Nyberg 등의 확장 범주 공여자 기준에 따라 이식 후 경과를 보면, 확장 범주 공여자에서 신장 기능이 좋지 않았다. 본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UNOS와 Nyberg 등의 정의에 따라 이식 수술 후 36개월까지의 이식신 기능을 살펴보면 두 집단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KONOS 기준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으며, 다른 두 기준에 따른 이식신 기능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이 비슷한 패턴을 보임을 알 수 있었다.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 이식은 표준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이식과 비교시 이식신과 환자 생존율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7,
10,
13,
19,
22].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공여자의 인자에 따른 이식신 생존율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또한 KONOS의 확장 범주 공여자 정의에 따라서도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UNOS와 Nyberg 기준에 의해서도 생존율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아, 본 연구가 생존율을 분석하기에는 분석 기간이 짧고(3년까지의 생존율), 샘플의 수가 적은 것으로 인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 더 많은 수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박 등[
18]은 뇌사자 신이식 수술 후 6개월 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조사하였다. 나이와 이식 전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에 따른 사구체 여과율이 통계적인 의미가 있었으나 뇌사자의 단백뇨에 의해서는 6개월 신기능에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KONOS에서 정의한 확장범주 공여자는 뇌사자의 나이, 크레아티닌 청소율 혹은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단백뇨의 유무, 저혈압의 유무, 심정지 환자의 다섯 가지 기준에 따라 정의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확장 범주 공여자 집단 기준 중 상대적으로 크레아티닌 청소율 혹은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에 따른 대상자가 많았고, 다른 원인에 의한 확장 범주 공여자는 수가 적었다. 따라서 저혈압 병력이나 단백뇨에 따른 신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은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고, 이에 따른 신장 이식에 영향을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신장 이식 대기자의 수가 늘어감에 따라 확장 범주 공여자로부터의 신장 이식이 증가하고 있다. KONOS의 확장 범주 공여자 정의는 이식 수술 후 신장 기능을 예측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식신 생존율과 환자 생존율은 차이를 보이지 않아 향후 더 많은 자료를 통한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