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다양한 약물들이 인슐린 분비를 줄이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혈당을 올릴 수 있으며 부작용으로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대표적인 약물로는 스테로이드 계열제제를 비롯해서 이뇨제,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인 clozapine이나 olanzapine 등이 있으며 후천성 면역결핍이나 만성 C형 간염 환자에서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를 들 수 있다1,2). 항바이러스제제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당뇨병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고는 있지만 정확한 기전에 대해서는 현재 연구 중에 있다3,4). 최근 개발된 만성 B형 간염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의 일종인 clevudine은 B형 간염 바이러스의 polymerase를 억제하여 작용하는 pyrimidine nucleoside analog로 약제 복용 후 당뇨병이 발생되었다는 보고는 현재까지 없었다. 이에 저자들은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clevudine을 복용 후 당뇨병이 발생된 예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환 자: 한〇희, 남자, 50세
주 소: 체중감소, 구갈, 과식, 다음
현병력: 환자는 평소 건강히 지내 오던 중 자발성 뇌교부 출혈로 신경외과 입원 치료 중 B형 간염 s항원(HBsAg) 양성, B형 간염 e항원(HBeAg) 양성, HBV DNA copy 2.69466×108 copy/mL 소견 보여 만성 B형 간염을 진단받았으며, 퇴원 후 4개월 뒤 뇌교부 출혈 증상 호전되어 소화기내과에서 clevu dine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환자 clevudine 복용 전에는 특이 증상 없었던 자로, 복용 1개월 후부터 체중감소, 구갈, 다음, 과식의 증상이 발생하여 내분비내과에 내원하였다.
과거력: 신경외과 입원 중 고혈압 진단받고 약물치료(Bisoprolol, Losartan, Nifedipine, Thiazide, Spironolactone) 중이었다.
가족력: 특이사항 없었다.
이학적 소견: 이학적 검사에서 신장 170 cm, 체중 75 kg, 체질량지수 25.95였으며, 활력징후는 혈압 109/67 mmHg, 맥박분당 90회, 호흡수 분당 18회, 체온 36.7℃였고, 흉부 및 심장청진상 특이소견은 없었다. 복부 촉진에서 간 비 종대, 복수 등은 관찰되지 않았고 압통이나 반발 압통도 없었다. 양측 하지에 함몰 부종도 관찰되지 않았다.
검사 소견: 일반혈액 검사에서 혈색소 12.6 g/dL, 백혈구 11,240/mm3, 혈소판 219,000/mm3이었으며, 일반화학 검사에서 혈청 총 단백질/알부민 9.0/4.3 g/dL, 중성지방 131 mg/dL, AST/ALT 57/128 IU/L, ALP/γ-GT 84/206 IU/L, 총 빌리루빈/직접 빌리루빈 1.2/0.5 mg/dL이었다. 전해질 검사는 Na/K 141/3.5 mmol/L, BUN/Cr 31.9/1.7 mg/dL, Ca/P 10.1/5.1 mg/dL였고, 요검사에서 요당 및 케톤체는 음성이었다. 혈청바이러스 검사에서 HBeAg 양성, HBV copy는 6.40200×109 copy/mL였다. Clevudine을 복용하기 전 무작위 혈당은 113 mg/dL였으나 내분비내과 내원 당시 무작위 혈당은 410 mg/dL이었으며 당화혈색소는 13.3%였다. 75 g 경구당부하 검사를 시행한 결과 공복 혈당 수치는 288 mg/dL였고, 120분 후 혈당 수치는 664 mg/dL였으며 혈청 C-peptide는 당부하 전 3.56 ng/dL, 120분 후 4.26 ng/dL, 혈청 인슐린은 당부하 전 14.13 mU/L, 120분 후 26.27 mU/L이었다. 24시간 요검사에서 미세단백뇨 및 단백뇨는 없었다.
방사선학적 소견: 단순 흉부촬영상 특이소견 없었으며,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경도의 지방간 소견 외에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양측 신장의 크기 및 음영도 정상 범위였다.
고 찰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일차적인 항바이러스 제제로는 interferon-α와 lamivudine으로 interferon은 과민 반응 등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피하주사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고 lamivudine은 장기간 투여 시 약제 내성변이의 발생이 빈번하다는 문제점이 있어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제가 대두되고 있다5).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할 수 있는 peg-interferon이나 adefovir, entecavir, clevudine, telvivudine 등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6,7).
Clevudine은 pyrimidine nucleoside 유도체로 만성 B형 간염 외에도 Epstein-Barr 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되며8), 혈중 바이러스 농도, 바이러스 중심 항원의 발현뿐만 아니라 간 내 Woodchuck hepatitis virus RNA까지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지는 약제이다9-11). 또한 약제 투여 1년 뒤 혈청 HBV DNA의 중합효소반응 음성률이 HBeAg 양성군에서 68%, HBeAg 음성군에서 100%이고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이고 있는 약제이다12).
Clevudine은 최근 연구에서 1% 정도의 근병증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clevudine의 대사물들이 축적되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감소시키고 유산증 및 간기능 저하를 유발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13).
또한 clevudine과 같은 계열인 nucleotide reverse transcriptase inhibitors (NRTIs) 계열 약물을 Human Immunodeficiency Virus(HIV) 양성 환자에서 사용시에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었다14,15). NRTIs 약제에 의한 인슐린 저항성은 체지방 분포 변화가 일어나기 전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부전으로 기인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16,17). 또한 일부 보고에서는 NRTI 제제가 adiponectin 생산을 감소시키며 tumor necrosis factor-α와 interleukin 6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18). TNF-α는 간에서 중성지방이 생성되는 것을 촉진하며 지방 소비가 많아지게 하여 고지혈증 및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항바이러스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TNF-α의 항상성이 깨지면서 TNF-α를 생성하는 세포가 많아지게 되므로19,20)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된다.
본 증례에서 clevudine 사용 후 당뇨병이 유발된 것은 위와 같은 기전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며 clevudine을 중단한 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아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clevudine을 비롯한 다른 항바이러스제제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활발히 진행되었던 반면에 clevudine은 아직 장기간의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증례를 통하여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clevudine을 사용에 있어 당뇨병 발생의 부작용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간의 clevudine 사용에 따른 영구적인 당뇨병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