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 Med > Volume 90(4); 2016 > Article
대상포진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Ogilvie's syndrome) 1예

요약

본 증례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합병증으로 나타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의 치료와 경과에 대한 보고이다. 2012년 국내에서 대장내시경하감압술을 시행하여 호전된 증례가 한 건 보고되었으나, 이번 증례는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환자의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이 쉽게 호전되었다. 또한 이전 증례와는 다르게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전 대장가성폐쇄증으로 인한 증상이 먼저 나타나 빠른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은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대상포진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고자 증례보고한다.

Abstract

Acute colonic pseudo-obstruction (Ogilvie’s syndrome) is a very rare complication of herpes zoster. A 62-year-old female visited our hospital due to abdominal pain. Skin lesions of herpes zoster had developed after the patient experienced symptoms of colonic obstruction. The symptoms of colonic obstruction resulted in more suffering for the patient than did those of herpes zoster. In cases reported previously in Korea, these symptoms were improved by endoscopic colonic decompression. However, the symptoms of this patient were improved by conservative treatment only, which included fasting and intravenous fluid replacement. Furthermore, this case differs from previous cases in terms of the difficulty of diagnosis due to the delayed appearance of the skin lesions. We present herein the first case in Korea of Ogilvie's syndrome as a complication of herpes zoster, which was improved by conservative treatment. Clinicians should be aware of the various unusual complications of herpes zoster.

서 론

대상포진은 주로 피부 병변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이환된 피부분절을 따라 수포성 발진이 통증과 함께 나타난다. 복부에 대상포진이 감염되면 드물게 자율신경과 창자근, 작은창자의 평활근을 함께 침범하여 복부 근육의 마비를 일으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을 유발할 수 있다[1]. 대상포진으로 발생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은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 증례로 2012년에 한국에서 내시경하감압술로 치료한 증례가 한 건 보고되었다[2].

증 례

62세 여자 환자가 3일 전부터 시작된 오른쪽 아랫배 통증과 심한 복부팽만감 및 변비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이 전에 특별한 병력은 없었으며, 3일 전부터 우하복부 및 우측 옆구리의 통증과 복부팽만감이 있어 인근 의료기관에서 장염과 변비로 치료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복통이 심해지고 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경한 오심과 구토를 호소하였다.
응급실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혈압 140/90 mmHg, 맥박 75회/분, 호흡 20회/분, 체온은 36.7℃였다. 급성 병색을 보였으나,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흉부 청진에서 호흡은 깨끗하였고, 심음은 정상이었다. 복부 사진에서 우측 T11- L2 피부분절을 따라 동통을 동반한 홍반성 군집성 수포가 관찰되었다(Fig. 1). 장음은 감소되어 있었고, 전반적인 복부 압통이 있었으나 반발통은 없었다. 일반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7,150/mm3 (중성구 34%, 림프구 39.4%, 단핵구 5.3%), 혈색소 13.9 g/dL, 혈소판 204,000/mm3, C 반응성단백 0.5 mg/L로 정상수치였으며, 적혈구 침강속도는 40 mm/hr로 상승되어 있었다. 혈액화학 검사에서 총 빌리루빈 0.6 mg/dL, AST 20 IU/L, ALT 24 IU/L, 혈액요소질소 15.1 mg/dL, 크레아티닌 0.5 mg/dL, 나트륨 140 mmol/L, 칼륨 3.7 mmol/L로 정상 소견이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복부 단순 방사선 사진에서 가스로 확장된 소장이 관찰되었고(Fig. 2A),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맹장의 직경이 약 8.5 cm, 말단 회장의 직경 약 3 cm로 확장되어 있었으며, 공기-액체층이 보였으나 기계적 폐색을 의심할만한 증거는 없었고, 직장에스자결장의 확장은 보이지 않았다(Fig. 3).
입원 후 금식 및 비위관 삽입, 수액 치료를 시행하였고, 복부팽만감이 몹시 심하여, 직장에스자결장의 이환은 없었으나 직장관도 삽입하였다. 경구 valaciclovir 1,000 mg 한 번 투약 후, acyclovir 500 mg 매 8시간마다 정주로 교체하고, methylprednisolon 62.5 mg 1일 1회 정주 및 gabapentin과 tramadol로 통증을 조절하였다. 그러나 환자는 입원 2일째에 복부팽만감과 통증이 더 심해지고, 복부 단순 방사선 사진에서 소장을 비롯한 전장의 가스팽만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여(Fig. 2B), neostigmine 투여 및 대장내시경을 이용한 감압 치료를 고려하던 중, 입원 3일째부터 임상증상과 복부 단순 방사선 사진에서 소장의 확장이 빠르게 호전되어 보존적 치료를 유지하였다.
Acyclovir 정주는 1일 3회 7일간 투여하였고, methylprednisolon 62.5 mg 1일 1회 6일 정맥주사 후 경구 prednisolon 60 mg으로 바꾸어 2주간에 걸쳐 점차적으로 감량하였다. 금식은 6일간 유지하다 입원 7일째부터 유동식으로 시작하여 연식으로 바꾸어 입원 10일째에 퇴원하였다.

고 찰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은 기계적 폐쇄의 증거 없이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대장의 급격한 확장과 폐쇄증상을 보이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3]. 1948년 William Heneage Ogilvie에 의해 처음으로 보고되어서 Ogilvie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4].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나 요소들은 매우 다양하다.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은 심근경색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학적 질병이나 심각한 감염, 전해질/대사불균형, 수술이나 상해 등에 의해 발생하며, 매우 드물게 대상포진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5].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을 일으키는 명확한 병태생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가설이 있다. 척수의 앞뿔 또는 복강신경얼기의 신경절을 통해 외인성 자율신경계를 침범하거나 침범된 피부분절 아래의 근육층 신경얼기와 국소적인 벽측 복막과 내장측 복막의 염증을 유발하여 내인성 자율신경계를 침범해서 발생한다는 가설이 있다[4]. 또한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고유근과 근육층 신경얼기를 침범하여 근육 손상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다[6].
보고에 의하면, 대상포진 환자에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은 14명(48%)에서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1일에서 수주 전에 나타났으며, 8명(28%)의 환자에서는 피부 병변이 대장증상보다 선행해서 나타났고, 7명(24%)의 환자는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의 진단과 거의 동시에 피부 병변이 나타났다[7]. 이전에 보고된 국내 증례의 경우는 대상포진에 의한 피부발진이 나타난 후 복부증상이 발생하여 대상포진에 병발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으로 손쉽게 진단할 수 있었지만[2], 본 증례는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수일 전부터 복통 및 변비증상이 있어 위장약과 변비약을 복용하다 증상이 악화되어 응급실에 방문한 사례로 본원 방문 당시에는 피부 병변이 관찰되어 대상포진을 진단할 수 있었으나 이전의 의료기관에서는 뚜렷한 피부 병변이 없어 진단이 어려웠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환자는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으로 인한 복부증상이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보다 주된 증상이었다.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의 치료는 보존적 치료, 약물 치료, 내시경하감압술, 비수술적 맹장창냄술(cecostomy), 수술적 치료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5]. 금식과 수액 치료를 포함하여, 감염, 혈량저하증, 저산소혈증, 전해질 이상 등을 교정해 주면 83-96%의 환자는 2일에서 6일 이내에 호전된다. 비위관이나 직장관 등의 삽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맹장의 직경이 12 cm 이하이면서 장허혈이나 천공의 증거가 없으면 48-72시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유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거나 맹장의 직경이 12 cm 이상이면 허혈, 천공 및 사망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7,8].
Neostigmine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로서 Ogilvie 증후군 치료에 가장 잘 알려진 약물이다. 3-5분 동안 2 mg을 천천히 정맥주사할 수 있으며, 서맥, 저혈압, 발작, 기관지수축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생체 징후를 잘 관찰하면서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9]. 약물 치료에 실패했다면, 대장내시경하감압술이나 비수술적 맹장창냄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대장내시경하감압술은 재발의 빈도가 높고, 장천공의 위험이 높아 잘 훈련된 시술자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8]. 비수술적 맹장창냄술은 약물 치료나 내시경하감압술에 실패하였으나 수술 받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시행해 볼 수 있다[10]. 수술적 치료는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써 합병증과 사망률이 매우 높다. 이는 수술적 치료가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는 심각한 환자나 기저질환이 많은 환자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8].
이전 국내에서 보고된 증례는 맹장 직경이 7 cm였으나, 4일 동안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아 대장내시경하감압술을 시행하였고, neostigmine은 83세였던 환자의 고령의 나이를 고려하여 심장의 부작용의 위험이 높아 사용하지 않았다[2]. 본 증례는 보존적 치료 2일째 악화 소견을 보였지만, 활력 징후나 혈액 검사 및 복부 진찰 소견에서 장허혈이나 천공의 증거는 없어 보존적 치료를 유지하였고 72시간 이내 호전을 보여 추가적인 약물 치료 혹은 대장내시경감압술 등은 요구되지 않았다.
최근에도 대상포진으로 인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의 증례가 국외에서 몇 차례의 보고가 있었으나 대부분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 발생한 파종성 대상포진으로 인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으로, 항바이러스제 투약 및 보전적 치료로 호전되었다. 국내에는 Kim 등[2]이 보고한 증례 외에 그 밖의 증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이는 매우 드문 증례로서 정상 면역의 환자에게도 대상포진의 합병증으로 인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에서 급성 대장가성폐쇄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를 염두에 두고 피부 병변 유무를 면밀히 관찰해야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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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im JH, Lee SH, Na GJ, et al. A rare case of ogilvie syndrome associated with herpes zoster. Intes Res 2012;10:379–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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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hevallier P, Marcy PY, Francois E, et al. Controlled transperitoneal percutaneous cecostomy as a therapeutic alternative to the endoscopic decompression for Ogilvie’s syndrome. Am J Gastroenterol 2002;97:47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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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n lesion. Unilateral distribution of clusters of vesicles on an erythematous base involving the T11-L2 dermat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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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Plain abdominal radiograph. (A) Plain abdominal radiograph in the supine position showing a dilated small bowel with preserved rectum. (B) Plain abdominal radiograph in the supine position showing aggravated small bowel dilatation on the second day of hospitalization. R,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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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Abdomino-pelvic computed tomography findings. (A) Enlargement of the cecum and distal ileum. The cecum measures almost 8.5 cm in diameter. (B) Small bowel considerably distended. (C) Proximal colon and distal ileum dilated without evidence of mechanical ob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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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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