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 Med > Volume 84(6); 2013 > Article
알레르기비염에서 알레르겐 특이 면역요법

서 론

알레르기비염은 전체 인구의 약 20-25%에서 이환되어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며 약물 및 회피요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가 환자를 많이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면역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 약물에 의한 대증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근원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 면역요법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알레르겐을 이용한 면역요법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1911년) 영국의 Dr. Noon이 처음으로 꽃가루병 환자에게 꽃가루 추출물을 피하주사를 하였을 때 해당 알레르겐에 대해서 내성이 생김을 처음 보고한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치료 방법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전향적 연구를 통해서 알레르기 피하면역요법(subcutaneous immunotherapy, SCIT)의 효과가 용량 의존적이며, 면역요법의 효과가 알레르겐 특이적임이 증명되었으며, 알레르기비염의 증상과 약물 복용량이 대조군에 비해 현저하게 호전됨을 증명하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유럽에서 설하면역요법(sublingual immunotherapy, SLIT)이 개발되어 유럽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그리고 남아메리카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에 알레르기 면역 요법의 기본적인 처방 원칙 및 방법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하였다.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의 면역요법의 효과

면역요법의 효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조사한다. 먼저 면역요법 시작 후 첫 한 달부터 1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는 short term effects, 면역요법을 장기간 치료함에 따라 long term effects, 그리고 3-5년간의 면역요법을 받고 종료한 이후에도 알레르기비염 증상 및 약물 복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또 천식으로 진행을 막아주는 disease modifying effects를 기대할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과 알레르기결막염 환자에서 면역요법의 효과는 잘 증명되어 있다. 무작위배정 대조군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SCIT의 경우 증상-약물복용 점수가 기저치에 비해 30-4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유럽에서 알레르기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SLIT에 대한 임상효과를 본 무작위배정 대조군 시험에서도 증상-약물복용 점수가 30-40% 감소하였으며, 이는 앞서 보고된 SCIT의 효과와 동등하였다. WHO에서 후원하고 있는 ARIA 지침서에서는 약물 치료에 반응이 저조한 중증-중등증 지속성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SCIT 및 SLIT 면역요법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American Academy of Allergy Asthma Immunology 학회와 American College of Allergy, Asthma and Immunology 학회에서는 SLIT을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임상연구 결과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며, 이러한 입장을 반영하여 미국 FDA에서는 아직까지 SLIT을 임상에 적용하는데 승인하지 않았다.

면역요법에서 효과가 증명된 알레르겐의 종류 및 처방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대조연구를 통하여 면역요법의 효능이 입증된 알레르겐으로는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 바퀴, 그리고 곰팡이의 경우 AlternariaCladosporium이 있다. 한국을 포함해서 전 세계적으로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다. 따라서 처음 면역요법을 시도할 때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시도하다가 경험이 쌓여나가면서 강아지나 고양이 반려동물, 그리고 꽃가루 알레르기비염 환자로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도 적절하다. 한국에서 중요한 가을철 꽃가루 알레르겐인 한삼덩굴(Humulus japonicus) 꽃가루에 대한 면역요법 치료제는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향후 이들 알레르겐에 대한 면역요법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원인 알레르겐의 규명

면역요법을 적용하기 전에 먼저 위에서 언급한 원인 알레르겐에 대한 특이 IgE가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피부단자시험 혹은 혈청학적 특이 IgE 검사(CAP, AdvanSure, MAST, RIDA, Immunlite 등)에서 특이 IgE의 유무를 확인한다. 그러나 이 검사 결과는 반드시 환자가 실제 원인 알레르겐에 노출되고 있는지, 그리고 노출되었을 때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되는지 병력청취를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임상에서 보면 환자에서 알레르겐 노출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특이 IgE가 검출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예를들면 전에는 애완동물을 키웠는데 지금은 키우지 않는 경우에 비록 애완동물에 대한 특이 IgE가 있다고 하더라도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면역요법 치료제에 포함해야 할 알레르겐 선정

기본적으로 면역요법의 효과는 알레르겐 특이적이다. 따라서 면역요법에 포함되는 알레르겐에 대해서만 효과적이다. 그러나 임상에서 skin prick test 결과를 보면 다양한 알레르겐에 양성 반응이 나와서 원인 알레르겐 선정에 어려움을 종종 경험한다. 면역요법의 알레르겐 선정에 있어서 미국과 유럽의 전문가 간에 의견의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알레르기 전문의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모두 다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고, 처방 양상을 보면 polyallergen 면역요법을 선호한다. 그러나 유럽의 알레르기 전문의는 그 환자에서 중요한 알레르겐만 선정하는 경향이 있고 monoallergen 면역요법을 처방하는 빈도가 많다. 알레르겐을 선정할 때는 기본적으로 특이 IgE가 확인되는 알레르겐 중 환자가 어떤 알레르겐에 노출되는지, 그리고 알레르겐간의 교차항원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속(genus)이 같으면 교차 항원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family)가 같은 경우에는 알레르겐에 따라 교차 항원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으며, family가 다른 경우에는 교차항원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한국의 일반 가정에서는 집먼지진드기 2종, D. farinaeD. pteronyssinus가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2종 간에 교차 항원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종의 집먼지진드기를 모두 포함해서 면역요법을 실시한다. 이들 두 종 간에 교차 항원성이 강하므로 집먼지진드기의 유지 치료농도는 두 알레르겐을 합산해서 결정한다. 가을철 꽃가루인 돼지풀과 쑥은 교차항원성이 작으므로 두 알레르겐에 감작되었을 경우에는 각각 포함시켜야 한다. 봄철 꽃가루 중 자작나무와 참나무 간에는 교차 반응이 적어서 각각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자작나무와 오리나무 간에는 교차항원성이 강하므로 일반적으로 자작나무 꽃가루를 선정한다. 우리나라에서 초여름 꽃가루인 잔디(목초) 꽃가루는 그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 골프장이 증가하고,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한 사람이 많아져 잔디 꽃가루에 감작된 사람이 많이 들었다. 잔디 꽃가루 간에는 교차항원성이 매우 강하므로 대표적인 잔디 꽃가루(예; 호밀풀, 큰조아재비 등) 하나를 선정해서 치료한다. 면역치료제에 여러 알레르겐을 포함시킬 때에는 각 알레르겐의 protease activity도 고려해야 한다. Protease에 의해서 다른 알레르겐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바퀴나 진균류와 같이 protease activity가 강한 알레르겐은 집먼지나 꽃가루 알레르겐과는 다른 vial로 처방해야 한다.

면역요법의 투여 용량 및 방법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면역요법의 효과와 부작용 발현은 용량 의존적이다. SCIT의 경우 많은 임상경험이 축적되어 있어서 중요 알레르겐에 대한 유지용량이 정해졌다. 면역요법 지침서에서는 일반적으로 major allergen의 농도가 5-15 mcg이 포함된 추출액을 유지용량으로 투여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각 회사제품의 알레르겐 역가는 major allergen 농도보다는 면역요법 치료제의 whole allergen potency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SLIT의 경우 아직 적정 유지용량에 대해서 명확히 조사된 바는 없지만 보통 SCIT 유지용량의 20-70배를 투여하고 있으며 향후 SLIT의 적정 유지용량에 대한 consensus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집먼지진드기 SLIT의 면역요법 치료제의 allergen potency를 보면 제품에 따라 10배 차이가 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SCIT은 기본적으로 주사의 회수나 치료 간격을 기준으로 초기 치료(build-up period)와 유지 치료(maintenance therapy)로 나뉜다. 초기 치료는 1주일에 1-2회씩 주사한다. 일반적으로 유지용량의 1/50,000-1/10,000에서 처음 치료를 시작하며, 전통적인 방법에 의하면 유지용량에 도달하기까지 3-4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많은 환자에서 신속하게 유지용량에 도달하기를 원하며,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한 번 방문 시 30분 간격으로 2-3회 접종하는 Cluster 면역요법을 실시할 수 있다. 일반적인 면역 치료법에 비해 유해반응의 빈도가 크게 높지 않다. 유지단계에서는 적절하게 투여 단계를 늘려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매 2-4주 간격으로 1번씩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SLIT의 경우에는 build-up phase와 maintenance phase를 구분하지 않고, 처음부터 바로 유지용량을 투여하기도 한다.

면역요법의 기간 및 경과관찰

SCIT과 SLIT 면역요법의 치료 효과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5년 이상 면역 치료를 받아야 하며, 그 이후 면역요법을 종료하여도 장기간, 적어도 5년 이상, 치료 효과가 유지된다. 면역요법의 효과 판정에는 환자의 임상증상의 호전 여부와 약제 요구량의 감소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면역요법의 부작용

면역요법 시행하기 전에 부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환자에게 미리 알려주고 조심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클리닉에서는 시행전에 동의서를 받고 있다. 부작용 발생의 위험 인자로서는 (1) 천식이 심하거나 천식 증상의 조절이 부적절한 경우 (2) Build-up phase (3) 접종하는 알레르겐 용량이 높은 경우 (4) 알레르겐에 대해서 환자의 반응이 특히 예민한 경우 (5) 새 batch 알레르겐 추출액으로 접종하는 경우 (6) β-차단제를 사용하는 심혈관질환 환자 등이 있다. SCIT 피하주사 후에는 환자가 병원에서 30분 이상 대기하여 부작용 발생여부를 확인받은 후에 귀가하도록 하고, 면역주사실에는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1:1,000 epinephrine (1 mg/mL), 산소 공급, 정맥주사용 생리식염수, 스테로이드 주사제, 항히스타민제를 항상 준비해 놓아야 한다. 지난번 접종 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급성 천식 발작, 감기 등 다른 질환의 발생하였을 때에는 접종 용량을 줄여야 한다. SCIT의 경우 접종하기 2시간 전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경우 유해반응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으며, 일부 클리닉에서는 전처치하기를 하고 있다.
SLIT의 가장 큰 장점은 SCIT에 비해 아나필락시스 발현위험이 낮아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설하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SLIT 투여 중에도 인후두부의 국소적인 부작용(소양감, 인후두부 혈관부종)과 위장관 증상(복통, 구토, 설사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부작용은 환자가 알레르겐에 내성이 생김에 따라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따라서 처음 3번째 투여까지는 외래에서 투여하는 것이 적절하며, 그 이후에도 부작용의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까지 SLIT 투여로 사망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지만 전신적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11예가 보고되었다. 일부 환자에서는 SLIT 투여 후 복통이나 인후부의 혈관부종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면역요법의 순응도

면역요법에 대한 순응도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으며, 면역요법의 효과, 접종의 편리성, 비용, 문화적 배경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SLIT의 큰 특징은 집에서 환자 스스로 투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볼 때 병원에 자주 올 수 없는 중ㆍ고등학생이나 직장인에서 SLIT이 유용할 수 있다. 또한 어린 소아에서는 피하주사가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SLIT가 유용하다. 지침서에 따르면 SLIT 및 SCIT 모두 5세 이상의 소아에서 권장되고 있다.
성인 환자 중에는 SLIT보다 주사치료에 대해서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SLIT이 SCIT에 비해 3배 정도(연 140-150만원) 비싸며 이 역시 순응도 및 면역요법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한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면역요법의 현황

한국에서는 면역요법 치료제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건강보험 체계상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급여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공식적인 비급여 항목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통용되는 면역요법을 보면 1) 미국식 SCIT 2) 유럽식 SCIT 3) SLIT 세 가지 방식이다. 각 클리닉마다 선호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으며,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면역요법의 방식을 결정할 때 믿을만한 자료가 없어서 혼란스럽다. 미국 방식의 SCIT은 회사에서 각각의 allergen 고농도시약을 공급받아 전문의가 각자의 클리닉에서 환자의 원인 알레르겐에 맞는 알레르겐을 농도를 결정하고 조합하여 면역요법을 시행한다. 이 방식의 경우 전문의의 전문지식과 responsibility를 강조하고 있으며, 상당한 환자 수가 뒷받침되어야 이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 유럽 방식의 SCIT은 제약회사에서 환자별 면역요법 치료제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으며, 여러 알레르겐을 혼합하기보다는 한 종류의 알레르겐으로 면역요법을 많이 권장한다. 의사는 제품 설명서에 맞춰 면역요법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으며, 미국 방식에 비해 비교적 쉽고 안전하게 실시할 수 있다. SCIT 방식은 클리닉에서만 접종이 가능하고, 접종 후 30분간 경과를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클리닉에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유럽식 SCIT 방식의 면역요법제로 영국의 Allergy Therapeutics, 독일의 Allergopharma사의 제품이 도입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식 SCIT 방식으로는 Hollister-Stier사에서 bulk 시약을 공급하고 있다.
SLIT 방식으로는 Stallergen사, Alk사, Lopharma사 제품이 도입되어 있으며, 면역요법을 위해서 클리닉에 특별한 공간 및 인력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결 론

알레르겐 면역요법은 적절한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서 원인 항원을 규명한 후 알레르기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지닌 의사가 정확한 방법으로 시행한다면 알레르기 질환을 근본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고, 알레르기 증상과 약물 요구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안전한 치료법이다.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미국방식의 SCIT, 유럽방식의 SCIT, 그리고 SLIT 방식이 있으며, 이 모든 방식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각 환자 및 클리닉마다 적절한 방식을 선정하여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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